광복절 앞둔 주말, 남녀노소·일본인도 “NO 아베!”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10일 21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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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지 않는 일본인 목소리 들어달라"
37도 폭염 속 주최 측 추산 1만5천명 모여
광복 74주년 광화문광장 대규모 집회 예고

광복절을 앞둔 10일, 주한 일본대사관이 있는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는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를 규탄하고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하루 종일 이어졌다.

700여개 시민단체가 모인 아베규탄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7시께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규탄 제4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6.5도, 비공식으로는 37도를 웃돈 폭염에도 1만5000여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이날에는 3000명 일본인의 동의 서명을 안고 일본 오사카에서 온 오카모토 아사야씨도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오카모토씨는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취한 직후인 지난 4일 성명을 낸 지 일주일 만에 3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며 “이대로 침묵할 수 없다는 3000명 일본인의 목소리를 들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아베 정권에 일본이 저지른 범죄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진지하게 사과하고 모든 한국 적대 정책을 그만둘 것과 피해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배상을 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어린 딸과 아들의 손을 잡고 의정부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성은 “소소한 취미였던 건담 조립을 접었다. 아내도 친구들과 가기로 했던 일본 여행을 취소했다”며 “일상에서 작은 것부터 바꿔 나가자고 말하고 싶다”고 발언했다.

이어 “너무 덥고, 아이들은 보채고, 유모차를 끌고 인파를 헤치며 오는 길이 쉽지 않았지만 꼭 와야할 길이라고 생각해서 오게 됐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자주와 평화, 승리의 역사를 물려주고 싶다”고 호소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도 “이 기회를 단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군국주의 일본에 맞서 한국의 노동자 시민과 일본의 노동자 시민이 함께 뭉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노동자부터 정의를 세우는 데 맨 앞에 서겠다”며 “광복 74주년을 맞는 오는 8월15일 광화문 집결을 함께 해 달라”고 촉구했다. 시민행동은 광복절인 오는 15일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촛불행사를 진행한다.
머리 위로 ‘모이자 815 광화문, 청산하자! 친일적폐’라는 메시지가 적힌 현수막을 올려 펼치는 퍼포먼스로 문화제를 마무리한 이들은 안국역을 지나 세종대로를 거쳐 조선일보 사옥까지 행진을 이어간다.

이날 같은 시간 광주와 대구, 부산 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도 아베규탄 촛불문화제가 동시에 진행됐다.

한편 이날 오후 4시께에는 같은 장소에서 청소년들의 ’아베 정부 규탄 청소년 1000인 선언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희망) 등 청소년 단체는 일본 정부를 향해 ▲경제보복 중단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및 강제징용 피해자에 사과를 요구했다.

청소년들은 “일본은 36년의 일제강점기 동안 저지른 만행과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는커녕 비겁한 경제전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우리 정부를 향해서도 “한국 정부가 어째서 일본 정부와 군사기밀을 공유해야 하느냐”며 “2016년 국민들의 격렬한 반대 여론에도 일본 정부와 졸속으로 체결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며 “아베를 규탄하는 청소년들은 ‘일본 아베 규탄 1000인 선언’으로 목소리를 모아 아베에게 전달하고 이 요구가 해결될 때까지 행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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