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볼 장착’ 하재훈, 특급 마무리가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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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9일 13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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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하재훈. 스포츠동아DB
SK 하재훈. 스포츠동아DB
‘포크볼 장착’ 하재훈, 특급 마무리가 진화한다

“사인만 나면 언제든 던질 수 있습니다.”

SK 와이번스 클로저 하재훈(29)이 무기를 하나 더했다. 강속구의 위력을 배가시켜줄 포크볼이다.

세이브 1위(27개) 하재훈의 진화다. 평균 구속 147㎞ 직구(구사 비율 74.9%)에 슬라이더(13.2%), 커브(11.6%)를 적절히 섞어 던지는 하재훈은 포크볼까지 보태 타자들을 혼란에 빠트릴 작정이다. 투수 전향 첫 해인데다 페넌트레이스 막판 힘이 떨어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수 싸움에 도움이 될 구종을 추가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기 출발에 발 맞춰 포크볼을 던지기 시작했는데 “움직임이 좋다”는 호평이 자자하다.

대신 서두르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포크볼을 연마할 계획이다. 손혁 투수 코치는 “회전수가 아무리 좋아도 직구로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며 “타자들도 계속 좋은 공을 봐왔고 재훈이도 정점에 왔기 때문에 구종을 섞을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장 결정구로 쓰지는 않더라도 직구, 슬라이더, 커브가 있으니 포크볼을 던지면 타자들도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그러다 포크볼이 더욱 잘 떨어져 스윙을 이끌어내면 재훈이에게도 도움이 된다. 꼭 올해가 아니라 내년까지도 생각해 차근차근 다져나갈 것”이라고 했다.

시행착오도 감수하는 중이다.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9회 2사 이후 김태균에게 포크볼을 던져 좌전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자체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손 코치는 “공이 잘 떨어졌다. 마침 (김)태균이가 좋아하는 스윙 궤도였다”며 “포수인 (이)재원이도 공을 받아보고 ‘다른 타자였다면 헛스윙이었을 것’이라고 하더라. ‘쓸 만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하재훈도 “공이 잘 떨어졌는데 타자가 잘 쳤다. 던질 수 있는 상황에는 언제든 던질 수 있다”며 개의치 않았다.

곁에 훌륭한 교본이 여럿 있다. 팀 동료 앙헬 산체스와 헨리 소사 모두 포크볼을 능수능란하게 던지고 필승조 서진용, 베테랑 박정배도 포크볼에 일가견이 있다. 하재훈은 “네 명 모두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다. 정배 형은 포심, 진용이는 투심 유형의 포크볼을 던진다”며 “이것저것 비교해보며 배우고 있다. 진용이도 포크볼을 가르쳐주고 정배 형에게도 물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직구와 비슷하게 내리 꽂히는 포크볼을 연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층 강력해질 하재훈은 첫 구원왕 타이틀과 함께 팀 내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향해 달려간다. 8일까지 27세이브를 챙긴 하재훈은 잔여 시즌동안 4세이브를 더하면 구단의 새 역사를 쓴다. 2003년 조웅천(현 두산 베어스 2군 투수 코치), 2012년 정우람(현 한화)이 달성한 SK 역대 한 시즌 개인 최다 30세이브 이후 마침내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진다. 이에 하재훈은 “욕심을 내면 안 되더라. 흘러가는 대로 맡기고 싶다”고 했다.

고척|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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