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또 구설수에…“벙어리” 표현 장애인 비하 논란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8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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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의 '미사일 도발' 침묵 비판하며 "벙어리"로 비유
장애인단체 "공식 사과하고 인권위의 장애인 인권교육 받아라"
황 대표, 문정인 주미대사를 "문재인 주미대사"로 불렀다 정정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안이한 대처를 비판하면서 ‘벙어리’라는 표현을 써 또 다시 구설수에 휘말렸다. 전날 나경원 원내대표에 이어 이날 황 대표까지 당 지도부가 이틀 연속 실언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황 대표는 지난 7일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과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규탄도, 경고도, 심지어는 유감표명조차도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주재나 참석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문 대통령의 태도를 비판했다.

논란의 발단은 다음 발언이었다. 황 대표는 “일본의 수출규제에는 국무회의 생중계까지 하더니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는 대통령이 ‘벙어리’가 되어버렸다”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고 지켜야할 국군통수권자로서 실로 중대한 직무유기라 아니할 수 없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일상 생활에서는 무슨 일에 대해 침묵하는 사람을 가리켜 ‘꿀 먹은 벙어리’라는 속담이 자주 쓰이지만, ‘벙어리’의 사전적 의미는 언어 장애인을 낮잡아 이르는 표현으로 장애인단체에서 발끈하고 나섰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8일 페이스북에 “황교안 대표는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며 “황교안 대표는 공식 사과하고 장애인 인권교육을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시하는 기준으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썼다. 박 대표가 공개적으로 황 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 장애인단체를 중심으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전에도 사회적 약자 혹은 소수자 인권을 무시해 논란에 휩싸였다. 동성애 혐오 발언으로 성소수자의 인권 비하 논란이 일었다.

황 대표는 지난 5월 세종시에 있는 한 카페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퀴어축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참석자의 질문에 “개인적으로 동성애에 대해 반대한다. 저의 정치적 입장에서도 동성애는 우리가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를 두고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황 대표가 동성애 이슈를 단순히 옳고 그름의 찬반 대상으로 바라보는 단편적인 시각을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성 정체성을 존중하는 세계인권기구의 권고를 인정하지 않고 개인의 종교적 신념을 인권의 가치보다 우선시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황 대표 뿐만 아니라 나경원 원내대표도 전날 사소한 말 실수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돼 역풍을 맞았다.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 발언 중 “우리 일본”이라고 언급한 것이 발단이었다.

나 원내대표는 운영위의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지금 여기 업무보고서에 보면 우리 일본이”라고 표현해 친일 논쟁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한국당 원내대표실은 “의미 없는 ‘우리’가 습관적으로 덧붙여진 표현으로 말버릇이자 단순한 습관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나 원내대표가 ‘우리’라는 표현을 별 의미가 없거나 단순한 습관처럼 연설이나 발언에 사용해 온 다수의 사례들을 곁들일 정도로 해명에 진담을 뺐다.

황 대표 역시 8일 공개 석상에서 비슷한 말 실수를 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주미대사 내정설이 확산되고 있는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를 “문재인 주미대사”라고 지칭했다. 황 대표는 일순간 회의장이 술렁이자 곧바로 발언을 정정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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