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에 1조원 규모 헬기 12대 판매 승인…방사청 “기종결정 아냐”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8일 1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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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가 한국이 추진 중인 1조원 규모의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에 MH-60R(시호크) 헬리콥터 판매를 승인한 것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특정 기종결정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방위사업청은 8일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은 지난 3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상업구매(AW-159, NH-90)와 FMS(MH-60R) 경쟁방식 사업추진으로 결정된 바 있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FMS(대외군사판매) 절차에 따라 지난 5월 미 정부에 FMS 판매가능 여부 확인을 요청했다”며 “미 국무부가 이에 대해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은 기종선정을 위한 제안서평가를 앞두고 있으며, 특정 기종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7일(현지시간) 한국에 미국 록히드마틴의 시호크 헬리콥터 12대를 8억 달러(약 9700억원)에 판매하는 것을 국무부가 승인했다고 밝혔다.

DSCA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이 12대의 시호크 헬기와 여기에 탑재할 레이더, 내비게이션 시스템, 통신 장비 등을 구매하겠다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방사청은 두 차례 유찰됐던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을 경쟁방식으로 재추진하기 위해 지난 5월 사업설명회를 거쳐 업체들에게 제안요청서(RFP)를 배부했다.

1차 사업을 통해 8대의 와일드캣(AW-159)을 해군에 납품한 영국과 이탈리아 합작회사 레오나르도는 재도전에 나섰다. 시호크의 제작사 미국 록히드마틴은 미 정부가 보증하는 FMS 방식으로 도전했고, 시라이언(NH-90)의 제작사 에어버스는 레오나르도와 마찬가지로 상업구매 방식으로 사업 참여를 결정했다.

FMS는 업체가 아닌 미 정부 판매를 보증하는 것으로 미국이 우방국 등에 기술 보호가 필요한 자국 무기를 수출할 때 적용하는 계약 방식이다.

수출 때 미 의회의 승인과 통제가 따르기 때문에 미 정부가 제안서 제출에 앞서 의회의 판매 승인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의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에 제안서를 제출을 승인한 셈이다. 미 정부는 작년 11월14일 FMS 방식으로 시호크를 한국에 판매하겠다는 공문을 보내오면서 사업에 참여할 뜻을 내비쳤다.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은 대잠(잠수함) 작전에 필요한 함정 탑재용 헬기 12대를 2024년까지 도입해 전력화하는 것으로 총 사업비는 1조원에 달한다. 2차 사업은 1차 사업의 승자인 AW-159 와일드캣과 미 정부가 보증하는 MH-60R 시호크의 양강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와일드캣은 소형 함정에서 운용이 가능한 다목적 해상 헬기로, 대함·대잠·대테러 작전수행 등이 가능하다. 해군은 이미 와일드캣 8대를 전력화해 운용 중이어서 기체 정비와 승무원 교육 등 후속 군수지원이 용이한 것이 장점이다.

시호크도 해상작전용으로 만들어진 다목적 헬기다. 기체가 AW-159보다 큰 대형헬기에 속한다. 미 해군이 운용하는 무기로 이미 능력은 충분히 검증됐다고 할 수 있지만 체급이 다른 만큼 가격이 와일드캣 보다 30% 이상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미 정부가 보증하는 무기체계인 만큼 한미동맹을 앞세워 한반도에 군사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국은 지난 2012년 차세대전투기 사업 당시에도 상업구매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한 보잉 F-15SE,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제치고 FMS 방식인 록히드마틴 F-35A를 결정한 바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오는 16일 업체로부터 제안서를 받으면 얼마만큼 군 작전요구성능(ROC)을 충족했는지 평가한 뒤 시험평가와 협상을 거쳐 내년에는 기종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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