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유정 초동수사부실… 3명 감찰 의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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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에 속아 현장 확인 지연… 검거 당시 영상 절차 무시 유출”

고유정(36·수감 중)의 전남편 살해사건에 대한 초기 수사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다고 경찰이 7일 스스로 밝혔다. 경찰청은 합동 현장점검단을 꾸려 사건 초기 제주 동부경찰서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조사한 결과 수사팀이 고유정의 거짓말에 쉽게 휘둘려 초동 대처가 지연됐다고 평가했다. 고유정은 5월 25일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모 씨(36)를 살해하고 이틀 뒤 강 씨 가족의 실종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강 씨가 펜션에서 걸어서 나갔다”며 수사팀을 속였다. 고유정이 펜션에 향수를 과도하게 뿌리는 등 수상하게 행동한 점을 감안하면 수사팀이 고유정의 범행 가능성을 의심하고 행적을 추궁했어야 한다는 게 점검단의 판단이다.

점검단은 수사팀이 펜션 인근의 폐쇄회로(CC)TV를 뒤늦게 확인하고 고유정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할 때 중요한 증거물인 졸피뎀 처방전을 빠뜨린 것도 부실 수사로 봤다. 이에 따라 점검단은 고유정 사건을 지휘한 박기남 전 제주 동부경찰서장(현 제주경찰청 정보화장비담당관)과 이 경찰서 형사과장, 여성청소년과장을 감찰에 넘기기로 했다. 이들 3명 중 박 전 서장은 고유정 검거 영상을 경찰청에 보고하지 않고 언론에 제공한 데 대해서도 감찰을 받을 예정이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고유정#제주 동부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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