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님, 추석상에 ‘큰 사과’ 못 올리겠네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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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한가위에 홍로 크기 작아… 참조기 어획량 줄어 가격 껑충
대형마트, 민어굴비로 대체도
한우값 소폭 내려… 냉장세트 인기

올해 추석(9월 13일)이 지난해보다 열흘가량 일찍 찾아오면서 명절 상품의 물량 확보를 위한 유통업계 손길이 바빠지고 있다. 명절 인기 선물인 사과나 굴비는 생산량이 줄면서 지난해보다 몸값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우는 가격이 소폭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과일 담당 직원들은 5년 만에 돌아온 이른 추석을 앞두고 사과, 배 등 주요 상품의 물량 확보와 가격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추석 준비는 보통 3개월 전부터 이뤄진다. 현재는 산지를 찾아다니며 주로 과일 크기와 생육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올해는 작황이 나쁘지 않고 태풍 피해도 크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상황이 괜찮다는 분위기다.

문제는 명절 선물세트 대표격인 ‘홍로’의 품귀 현상이다. 사과 품종인 홍로는 일반적으로 9월 초나 돼야 본격적인 출하가 이뤄진다. 이른 추석을 위해 수확시기를 앞당길 경우 대과(大果) 비율이 줄고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상품 준비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우수한 품질의 과일을 먼저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산지와 생산자 확보에 어느 때보다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몇 년째 이어진 어획량 감소로 명절 대표 상품인 굴비의 가격 인상도 불가피해졌다. 수산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6월 참조기 생산량(어획량)은 1397t으로 전년 동기(1638t)보다 14.7% 감소했다. 생산량이 줄면서 시장 가격도 요동치고 있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참조기(10kg) 가격은 최근 한 달간(7월 6일∼8월 6일) 평균 4만9815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평균가인 3만2690원과 비교하면 50% 이상 뛰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3년째 참조기의 어획량이 계속 줄고 있다”며 “올해 굴비 선물세트 가격도 전년보다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은 계약을 맺은 산지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면서 추석 직전까지 물량 확보에 힘쓸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사과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경북 청송, 안동까지 산지를 확대했다. 홍로 사과의 최대 산지인 전북 장수 농가와도 손을 잡았다. 또한 조기 대신 상대적으로 어획량이 풍부한 민어굴비 세트 물량을 전년보다 20% 이상 늘렸다. 이마트도 전북 무주 등 사과의 신규 산지 개발에 나섰다. 홍로의 출하시기가 상대적으로 이른 평균 해발고도 400m 이상 고지대 사과 농가를 통해 물량 확보에 힘쓰고 있다. 사과, 배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샤인머스캣(청포도), 포도, 태국망고 등의 선물세트도 출시할 계획이다.

또 다른 명절 대표 상품인 한우는 산지 가격이 약보합세를 보이면서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이른 추석으로 찜용 냉동한우보다 구이용 냉장한우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에 따르면 추석이 평년보다 일렀던 2014년 냉장한우 선물세트 비율은 전체 한우 선물세트의 36%로 평소보다 많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냉동한우 선물세트는 대부분 갈비찜으로 구성됐는데 이른 추석 때는 더위가 남아있어 선호도가 떨어진다”면서 “이에 따라 올해는 냉동한우 선물세트 물량을 평소보다 20% 줄였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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