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 직격탄…괜찮다는 일본차 단 한곳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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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6일 15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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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으로서는 (일본산 불매운동을) 지지하는 부분도 있지만 딜러 입장에선 어려운 상황이라는 거 외엔 달리 할 말이 없어요.”

6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일대 수입차 전시장에서 만난 한 일본차 딜러의 말이다. 일본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 여파 때문이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실적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봤던 판매일선 현장 분위기도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실제 이날 직접 찾아간 일본차 브랜드 5곳 전시장 모두 시승이나 격적문의를 위해 찾은 고객은 보이지 않는 등 한산한 모습이었다.

처음 찾은 곳은 토요타 전시장이었다. 토요타 전시장 관계자는 “차량 문의부터 판매실적까지 이슈 영향을 확실히 받고 있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기 어렵지만 계약해놓고 대기하다 해약한 고객들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닛산과 인피니티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내방객 방문 횟수, 고객상담 문의 등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닛산 전시장 관계자는 “언론이나 온라인 등에서 어렵다고 얘기나온 그대로”라며 “자세한 건 본사와 얘기해달라”고 말했다.

인피니티 전시장 관계자도 “다른 일본차 브랜드도 마찬가지겠지만 딜러로 일하는 입장에서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렉서스 전시장 관계자는 일본 불매 운동과 관련 회사 방침상 취재응대가 어렵다고 밝혀, 정확한 현장 상황을 들을 수 없었다. 혼다 전시장 관계자도 “혼다코리아와 얘기해 달라”며 취재를 거부했다.

시장의 우려는 이미 판매실적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일본차 브랜드들의 7월 판매량은 총 267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다. 특히 불매 운동 전인 6월과 비교해선 32.2%나 줄었다. 이에 따라 수입차 시장에서의 일본차 점유율도 6월 대비 6.7%포인트(p) 하락한 13.7%에 머물렀다. 올 상반기 내내 일본차는 20%대 점유율을 유지해 왔다.

업계에선 이 같은 움직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신규 고객 유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일본차 전시장 관계자는 “견적문의가 곧바로 차량 구입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문의 자체가 줄고 있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사태가 장기화되면 신규 고객 창출 속도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차 업체들은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홍보나 마케팅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불매운동에 맞선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신규 고객 유치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닛산은 지난달 16일 실시 예정이었던 신형 알티마 미디어 시승행사를 취소하기도 했다. 회사측이 밝힌 공식 사유는 ‘내부 사정’이었으나 불매운동 여론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와 혼다 등도 보도자료 배포나 각종 행사를 줄이는 등 마케팅을 자제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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