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환율조작국’ 카드 꺼낸 美…‘강달러 포기’ 환율 개입?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6일 12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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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 환율 개입 가능성 주시
미국 환율 개입 논쟁 가열 전망도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약세 유도에 나설지가 화두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자국 화폐의 가치를 낮춰 수출에서 득을 보고 있다며 강(强)달러를 비판해왔다.

5일(현지시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분류한 건 1994년 이후 25년 만이다. 위안화 가치 하락(환율 상승)을 미국의 추가 관세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응책으로 받아들인 결과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9월1일부터 3000억달러 규모 중국산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도 위안-달러 환율이 7위안을 넘어선 건 중국이 미중 무역협상에서 손을 놨다는 의미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6일 위안화 기준치를 6.9683위안으로 고시하며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 흐름을 사실상 방치했다. 역내위안화 환율은 기준환율 상하 2% 범위에서 움직인다.

배녹번 글로벌포렉스의 전략가인 마크 챈들러는 CNBC에 “이제까지 중국이 보낸 신호 중 가장 강하다. 중국은 그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만약 중국이 수출에서의 유리한 위치를 위해 통화를 조작하고 있다면 잘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짚었다.

9월 미중이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상황에서 환율로 불똥이 튀자 일각에서는 협상 타결은 커녕 환율전쟁이 본격화할지 지켜보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워낙 예측 불가능해서다.
환율 개입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트럼프 행정부가 1995년 빌 클린턴 행정부가 도입한 강 달러 정책을 중단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는 방법이 있다. 재무부가 달러화를 팔고 외화를 살 수도 있다. 다만 외환시장 개입 자금인 ‘환율안정기금(ESF)’을 동원해야 하는데, ESF 기금 규모가 크지 않아 화력이 부족하다는 게 문제다. 하루 세계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달러 규모는 약 5조달러에 달한다.

일단 이 같은 미국 정부의 직접 개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CNBC는 ‘약(弱)달러’를 만드는 데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실제로 이 같은 조치가 단행될지 전문가들은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화 평가절하 경쟁이 심해져 전 세계가 환율전쟁에 휘말리면 부작용도 크다. 각국이 자국 통화 평가절하에 갇히게 되는 환율전쟁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유발해 자산 가치를 급락시켜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

프랑스의 금융그룹 소시에테 제네랄의 전략가 키트 저크스는 “미국의 환율 개입에 대한 논쟁이 상당히 가열될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위안화 가치가 더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15년 중국은 경착륙 우려와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으로 자금이 유출되면서 기록적인 주가 폭락을 경험한 바 있다.

2015년 하반기 중국 증시는 폭락 장세를 이어가며 고점 대비 30% 하락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약 1400개 상장기업의 거래를 중지했지만 패닉 장세가 이어졌다.

JP모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카스만은 “중국이 그들의 무기고에 화폐가 있다는 걸 알리고 있다. 아직 환율전쟁은 아니지만, 그럴 위험이 명백하게 커지고 있다”며 “중국은 상황이 더 진전되게 두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달러 표시 부채가 너무 많다”고 CNBC에 말했다. 위안-달러 환율이 오르면 부채 상환 시 자본 유출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챈들러는 “(하지만) 만약에 트럼프 대통령이 (3000억달러 규모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면, 중국은 위안화를 더 떨어트릴 준비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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