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실험 몇 차례냐” 질문 놓고 체면 구긴 노영민-표창원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6일 12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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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운영위원회의 6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정부 들어 북한이 핵실험을 몇 차례 했는지를 놓고 질의응답하면서 서로 체면을 구겼다. 답변자인 노 실장과 질의 당사자인 표 의원 모두 오답을 말하면서다.

표 의원은 이날 오전 청와대 업무보고를 위해 열린 국회 운영위에서 노 실장에게 “문재인 정부 들어서 북한의 핵실험이 몇 차례 있었냐”고 질의했다.

이는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쏟아지고 있는 야당의 공세에서 청와대를 엄호하려는 의도가 담긴 질문이었다.

표 의원 질의에 앞서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문재인 정부 들어) 18차례이고 올해만 6번”이라며 “정말 어떻게 이 지경까지 오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고 한 바 있다.

이에 과거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와 비교해 문재인 정부 들어서 핵실험을 비롯한 북한의 도발이 줄었고 이는 한반도 안보상황이 개선됐다는 주장을 하려는 게 표 의원의 의도였다.

그러나 노 실장은 표 의원의 질의에 “핵실험을 말씀하시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였고 표 의원은 “어려운 문제가 아니잖냐”며 답변을 채근했다.

이에 노 실장은 겸연쩍은 듯 웃으면서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을 돌아보고 “두 번인가 했나”라고 자신없는 말투로 말했다.

하지만 이는 틀렸다. 북한은 지금까지 총 6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실시했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지난 2017년 9월 핵실험(6차)을 한 차례 감행한 바 있다.

노 실장의 오답에 당황한 듯한 표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 핵실험을 했냐. 실장님, 잠깐만 안정을 찾으시라”고 했고 노 실장은 “미사일 실험하고 헷갈렸다”고 멋쩍어했다.

표 의원은 “하도 없었으니까 그러신 것 같다. 한 번도 없었지 않냐”고 되물었다. 질의자인 표 의원 역시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노 실장과 표 의원은 북한의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횟수를 놓고도 오답을 말했다.

표 의원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발사, ICBM 발사는 몇 차례 있었냐. 한 차례도 없었다”고 했고 노 실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북한은 문재인 정부 들어 2017년 7월와 9월에 총 세 차례 ICBM 실험을 했다.

표 의원은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에 대해 탄도미사일설도 있고 방사포설도 있는데 그러한 도발들에 대해서 엄중 경고하고 견지해야 하겠지만 전반적인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박근혜·이명박 정부 시절에 비해서 상당히 많이 안정화됐고 평화적으로 됐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오답은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바로잡아줬다. 김 차장은 자신의 답변 시간에 “2017년 9월에 핵실험은 한번 있었다”고 했다.

한국당은 노 실장의 오답에 “불성실한 태도로 회의에 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양수 한국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당연히 알아야 할 분들이 모르시고 담당 실무자들은 비서실장이 잘못 대답하고 있는데도 가만히 입만 다물고 있다”며 “이게 지금 국회를 우롱하는 처사가 아니고 뭐냐. 이 정도도 준비안하고 어떻게 대한민국을 책임지냐”고 질타했다.

결국 노 실장은 “ICBM은 세 번 발사했고 핵실험은 한 차례 있었다”고 자신의 답변을 정정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한국당은 노 실장이 잘못된 대답을 내놓으면서 웃은 것을 문제 삼으며 야당을 무시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노 실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한 한국당 곽상도 의원의 의혹 제기에 발끈해 “정론관으로 가서 이야기하라”며 삿대질을 했던 터라 미운털이 박힌 듯 했다.

한국당 정양석 의원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해 답변이 준비가 안 될 수 있었다고 생각되지만 이 자리에서 웃음이 나오는 문제냐”며 “굉장히 모욕감을 느낀다. 어떻게 그런 자세를 보일 수가 있냐”고 항의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도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답변 과정에 있어서 매우 진중치 못한 모습을 보였다”고 노 실장을 나무라면서 “국정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으면서도 그 부분에 대한 내용을 모르는 것은 물론이고 앉아서 속된 표현으로 키득키득 웃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지 매우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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