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올해도 “日 유일한 피폭국”…침략전쟁 사실은 ‘싹 무시’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6일 1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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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올해도 자국이 “유일한 전쟁 피폭국”이라고 강조하면서 “‘핵무기 없는 세계’ 실현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미군이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앞당기기 위해 일본 히로시마(廣島)에 원자폭탄을 투하한지 74주년이 된 이날 히로시마 평화 기념공원에서 열린 ‘원폭 희생자 위령 및 평화기념식’에 참석, 이같이 밝혔다.

아베 총리는 매년 8월 피폭지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長崎)에서 열리는 원폭 희생자 위령식을 통해 원폭 피해로 수십만명이 목숨을 잃고 생존자들 또한 피폭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런 비극이 결코 반복돼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위령식에서 일본의 원폭피해를 불러온 침략 전쟁과 관련해선 단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다.

아베 총리는 이날 위령식에서도 전쟁 책임에 대한 언급 없이 “우리에겐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서 핵무기의 비인도성을 세대와 국경을 넘어 계속 전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만 말했다.

또 “히로시마·나가사키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피폭의 비참한 실상을 접하면 평화에 대한 결의를 새롭게 할 수 있다”면서 “그런 노력을 우리나라가 착실히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우리나라(일본)는 ‘비핵(非核) 3원칙’을 견지하면서 피폭의 비참한 실상에 대한 이해를 촉진해갈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내년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검토회의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핵 3원칙’이란 “핵무기를 갖지도, 만들지도, 반입하지도 않겠다”는 것으로서 지난 1969년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당시 총리가 국회 시정연설에서 처음 주창한 이후 일본의 국시(國是)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역대 일본 총리들이 매년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 위령식 때 ‘비핵 3원칙을 견지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데 반해, 아베 총리는 2015년 위령식 때 이를 거론하지 않아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런 가운데 마쓰이 가즈미(松井一?) 히로시마 시장은 이날 위령식에서 일본 정부도 작년 7월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핵무기금지조약’을 서명·비준할 것을 촉구했지만, 아베 총리는 이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이날 위령식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 실현을 위한 노력은) ‘레이와(令和) 시대’에도 변치 않는 우리나라(일본)의 사명”이라면서 “새로운 시대를 평화롭고 희망에 찬 시대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레이와’는 지난 5월1일 즉위한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연호로 올해는 레이와 원년이다. 아베 총리는 ‘레이와 시대의 새로운 일본을 만들겠다’며 자위대 합헌화를 위한 헌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위령식엔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89개 국가·지역 외교단과 피폭자·유족 등 5만여명이 참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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