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부, 中 환율조작국 지정…“통화가치 절하 오랜 역사 있어”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6일 0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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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25년 만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를 기록하자 중국 정부가 자국 통화 평가절하를 최소한 묵인했다고 보고 조치를 취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보도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중국을 환율조작국가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므누신 장관은 “ 중국이 불공정한 경쟁 이득을 취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위안화 가치 하락을 허용했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중국의 불공정한 경쟁을 제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은 외환시장에 대한 지속적이고 큰 규모의 개입을 통해 (위안화의) 통화가치 절하를 용이하게 하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최근 며칠간 중국은 통화가치 하락을 위해 구체적인 조치들(concrete steps)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행동들의 맥락과 중국의 합리적 시장안정에 대한 의구심은, 중국의 통화가치 하락 목적이 국제무역에 있어 불공정한 경쟁이득을 얻기 위한 것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을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해왔다.

전날 위안-달러 환율은 역내·역외 시장에서 모두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는 7위안을 웃돌았다.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가치가 시장 개방 이후 최초로 7위안을 넘어서고 역내 시장에서도 금융위기 이후 11년3개월 만에 7위안을 상회했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 기준치를 6.9225위안으로 설정 고시했다. 기준환율이 6.9위안을 넘은 건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000억달러 규모 중국산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위안-달러 환율 상승)를 용인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율 관세를 상쇄하기 위해서다. 환율 상승은 주식자금 유출을 부르지만 수출에는 유리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사상 최저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떨어트렸다. 이는 환율 조작이고 중대한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미 재무부는 통상 4월, 10월 두 차례에 걸쳐 환율보고서를 발간하며 환율관찰국과 조작국을 발표해왔다. 올해는 5월28일에야 환율보고서를 내놔 중국과의 무역협상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건 1994년 이후 처음이다. 환율조작국으로 지목되면 미 기업이 해당국에 투자할 때 금융 지원이 금지되고 IMF를 통한 환율 압박이 가해지는 등 경제 제재가 이뤄진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대로 9월1일부터 3000억달러 규모 중국산에 10% 관세가 적용되면 미국은 사실상 모든 중국산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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