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불확실성… 金 등 안전자산으로 돈 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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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거래량 역대 최고 기록… 뉴욕 선물가격도 6년만에 최고치
당분간 안전자산 쏠림 계속될듯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자본이 금, 은과 같은 안전자산에 몰리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이날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한때 전 거래일보다 0.99% 상승한 온스당 1472달러에 거래되는 등 6년여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금 현물 가격 역시 5일 한때 1% 이상 상승해 온스당 1457달러대를 보였다. 투자자들이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에 이어 은까지 찾으면서 이날 은 현물 가격도 온스당 16.54달러로 2.11% 올랐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에 일본의 수출규제 이슈까지 악재가 겹겹이 쌓여 있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금시장에서 금 현물은 전 거래일보다 g당 1800원(3.25%) 오른 5만72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4년 3월 KRX 금시장 개설 이후 사상 최고치다. 더불어 이날 하루에만 204.4kg의 금이 KRX 금거래소를 통해 거래돼 거래량으로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안전자산 쏠림 현상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들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확대되면 통화 가치가 하락해 금과 같은 실물자산의 상대적 매력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거 2001년과 2007년에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는 금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금, 은 등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확산에 따른 세계 경제 침체 우려,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변수가 상당 기간 시장을 ‘시계 제로’의 상황으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김소현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지표 둔화를 감안했을 때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어질 수 있어 금으로 돈이 계속 몰릴것”이라며 “금 가격이 2013년 상반기 수준인 온스당 1520달러를 웃돌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 윤창용 연구위원은 “미국의 통화 완화 때문에 금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면서도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 ‘보석용’ 금 수요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값이 1500달러를 넘어서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미중무역분쟁#금값#안전자산#경제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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