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윤성환, 베테랑의 불꽃은 꺼지지 않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8월 6일 05시 30분


LG 박용택(왼쪽)-삼성 윤성환.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LG 박용택(왼쪽)-삼성 윤성환.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베테랑의 불꽃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리빌딩’의 홍수 속에서도 팀의 중심을 잡으며 여전히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시즌을 앞두고 어렵게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했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면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계약들이었다.

LG 트윈스 박용택(40)은 최근 타격감이 그야말로 눈부시다. 지난달 1군에 복귀한 후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412, 9타점, 5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부상으로 오랜 시간 빠져 있던 전반기의 아쉬움을 털어내는 중이다. 박용택은 왼쪽 팔꿈치 부상으로 5월 2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후 50일 가까이 재활에 매진한 끝에 7월 12일에서야 비로소 1군에 돌아왔다. 적지 않은 나이에 장기간 결장, 베테랑에게는 타격감과 신체 능력에서 모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는 최악의 조건이었다.

그러나 그는 보란 듯이 1군에 돌아와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외국인타자 교체라는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LG 타선이 버틸 수 있었던 건 분명 베테랑의 힘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38)은 올해도 꾸준하다. 직구 구속은 분명 예전보다 감소했지만, 그의 정교한 컨트롤은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 있다. 스트라이크존 좌우 코너를 구석구석 찌르는 날카로운 제구는 타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올해는 윤성환에게 여러모로 중요한 한 해였다. 2013년부터 이어 오던 5년 연속 10승 기록이 지난해 깨졌다. 더군다나 FA를 앞두고 있던 터라 평가절하가 곧바로 이어졌다.

1년 계약을 받아들인 그는 절치부심하며 시즌을 준비했다. 선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전혀 낯설지 않았다. 이제까지 삼성의 선발투수로 활약할 수 있었던 건 ‘자리 보장’이 아닌 경쟁에서의 승리였기 때문이다.

결과는 현 시점에서 명확하게 나왔다. 5일까지 7승을 거두며 팀 최다승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18경기에서 7승 6패 평균자책점 4.21을 기록하며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지켰다. 외국인투수 두 명이 모두 사실상 낙마한 상태에서 홀로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구단의 긴축 재정, 젊은 자원들의 눈에 띄는 급속 성장에 베테랑들이 설자리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연차가 많이 쌓였다고 해서 ‘대우’를 받는 시대는 애초에 없었다. 누구보다 냉정하게 ‘실력’으로 평가 받고 살아남은 이들은 아직까지도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그 투타 대표로 윤성환과 박용택이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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