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한미 연합훈련’ 시작…명칭 놓고 한미간 이견?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5일 22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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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 명칭 없이 시작한 연합훈련 '초유의 사건' 지적
합참차장 "韓, 제안한 이름 있고 美측과 같이 협의 중"
명칭 중요치 않다?…"시나리오 중요, 훈련 중 작명 가능"
9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 후 새 명칭 공개 가능성 높아

군 당국이 하반기 한미 연합훈련을 5일부터 사실상 시작하고도 아직 연합훈련 명칭을 정하지 못하고 있어 훈련 명칭을 두고 미국 측과 의견이 엇갈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이날부터 오는 8일까지 본연습에 앞서 위기 상황을 조성하는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을 한 뒤, 오는 20일까지 연합 지휘소연습(CPX)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본 연습을 일주일도 남겨 놓지 않은 현재까지 훈련 명칭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어 군 안팎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 눈치보기’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당초 군은 지난 3월 실시한 ‘19-1동맹’ 훈련에 이어 올해 하반기 훈련 명칭을 ‘19-2동맹’으로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공식적으로 연합훈련 명칭을 “발표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군 내부에서도 공공연히 그렇게 불렸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북한이 ‘19-2 동맹’ 연습(하반기 연합훈련)과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연계해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훈련 명칭에서도 ‘동맹’ 등 자극적인 명칭을 쓰지 않는 방안이 검토되기 시작했다. 한미는 이름을 확정하지 못한 채 ‘동맹’이라는 명칭을 새 연합훈련에서 빼기로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훈련 명칭 문제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도 논란이 됐다. 한미 연합훈련이 이름 없이 시작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야당 의원들은 한미 간에 연합훈련 명칭을 두고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한미 훈련이 이름이 없이 시작된 것은 초유의 사건”이라고 지적하면서 “훈련 명칭을 한국 측에서 정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최현국 합참차장은 “한미가 같이 한다”고 말했고, 하 의원이 “협의한 이름이 한(韓)측 의견도 있고 미(美)측 의견도 있냐”고 되묻자 최 차장은 “한국이 제안한 게 있고 미국이 그걸 가지고 같이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 의원은 다시 “한국 측이 제안한 이름을 미국이 반대한 것 아니냐, 아니면 미국이 다른 이름을 제안한 게 있냐”고 질문했고, 최 차장은 “한미 간 지금 협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훈련에 대한 명칭은 그렇게 중요시 여기지 않는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훈련의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정종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가세해 훈련 명칭을 문제삼았다. 정 의원은 “훈련의 이름이 중요하지 않다는 그 말은 무슨 말”이냐며, 최 차장을 향해 발언의 의미를 되물었다.

최 차장은 훈련 이름에 대해 과거 폐지된 ‘팀 스피리트’ 훈련을 예로 들며 “매번 안보 환경에 따라 바뀐다”고 설명하면서 “그 명명은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도 충분히 작명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훈련 명칭에 대한 논란이 쉽게 정리되지 않자, 안규백 국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까지 나서서 질문을 이어갔다.

안 위원장은 “본훈련이 12일이지 않나. 그럼 12일 어간에 가서 이름이 명명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최 차장은 “컴퓨터에서 시뮬레이션되는 것(CPX·지휘소연습)은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고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최 차장의 답을 듣고 “2019년도 훈련에 관련해 12일부터 훈련에 들어가기 때문에, 12일 전에 명명을 (한다) 그렇게 이야기하면 간단한 일 아니냐”면서 질책했다.

이 같은 논란에 정경두 장관은 “연합 연습 명칭과 관련해서는 한미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협의가 완료되면 발표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방위에서는 안 위원장의 발언으로 연합훈련 명칭이 12일 전에 명명될 것이라는 정도에서 결론이 난 가운데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 방한에 맞춰 한미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는 9일 새롭게 부여된 연합연습 명칭이 공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분위기다.

한미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하는 이번 연합훈련을 통해 우리 군의 작전 수행능력을 평가하는 1단계 최초작전운용능력(IOC·Initial Operational Capability) 검증·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한미는 IOC 검증을 위해 최병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대장)이 임시로 사령관 역(役)을,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대장)이 부사령관 역을 맡는 ‘미래연합군사령부’ 편제로 연습을 진행하게 된다.

한국군 사령관은 한반도 위기 시나리오에 따라 미군에 증원전력을 요청하고, 한국군과 주한미군을 지휘하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 주도적으로 작전계획을 연습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연합훈련’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전작권 전환을 위한 기본운용능력 검증을 위한 후반기 연합연습 준비 중에 있다”며 “(새로운 훈련 명칭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기회가 있으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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