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욱 기자의 머니게임] ‘수면유도용’ 약관 ASMR…배꼽 잡는 텅장수사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8월 6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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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의 ‘3초 딥슬립 ASMR’, IBK기업은행의 ‘텅장수사대’, ‘신한 인플루언서’ 창단식, KB 디지털 모델로 발탁된 유튜브 스타 뚜아뚜지(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차별화 전략으로 무장한 은행권의 유튜브 마케팅이 다양한 콘텐츠를 생성하고 있다. 사진제공|우리은행·IBK기업은행·신한은행·KB국민은행
우리은행의 ‘3초 딥슬립 ASMR’, IBK기업은행의 ‘텅장수사대’, ‘신한 인플루언서’ 창단식, KB 디지털 모델로 발탁된 유튜브 스타 뚜아뚜지(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차별화 전략으로 무장한 은행권의 유튜브 마케팅이 다양한 콘텐츠를 생성하고 있다. 사진제공|우리은행·IBK기업은행·신한은행·KB국민은행
■ 젊은 고객 잡아라…유튜브에 빠진 은행들

우리은행 ‘3초 딥슬립’ 영상 인기
신한은행, 직원 인플루언서 창단
IBK기업은행, 금융·예능 접목도


유튜브가 금융기업 마케팅 경쟁의 주무대로 떠오르면서 각 사마다 차별화 전략으로 나서고 있다.

단순히 방송용 CF 영상 업로드가 대부분이었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유튜브 특성을 살린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로 자연스러운 입소문을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젊은 고객에게 친숙한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주고 기존에 ‘금융은 딱딱하고 어렵다’는 이미지를 바꾸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우리은행은 유튜브의 공식채널과는 별도로 최근 보조채널 ‘웃튜브’를 개설했다. 웃튜브는 요즘 ‘3초 딥슬립 ASMR’ 영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ASMR은 ‘자율, 감각, 쾌락, 반응’(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의 준말로, 부드럽게 속삭이는 목소리나 백색소음, 자연의 소리 등을 들려줘 듣는 사람에게 심리적 안정감이나 만족을 제공하는 콘텐츠를 말한다.

웃튜브의 ASMR 영상은 여신거래 기본약관, 근저당권설정계약서, 표준투자권유준칙, 예금거래 기본약관 등 평소 어려운 전문용어와 딱딱한 표현으로 ‘악명높은’ 각종 금융거래 약관을 소개해 기발하다는 찬사를 듣고 있다. 그냥 들어도 지루한 약관 내용을 나른한 목소리로 속삭이듯 읽어 수면을 유도한다. 일종의 역발상 콘텐츠로 지금까지 총 4개가 공개됐는데, 최근 출범한 채널 콘텐츠로는 이례적으로 각각 3만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 예능’이라는 새로운 콘텐츠를 내세우는 은행도 있다.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이특이 진행하는 IBK기업은행의 ‘텅장수사대’는 월급과 자산 관리에 고민이 있는 의뢰인과 은행 직원이 출연해 통장이 ‘텅장’(텅 빈 통장)으로 전락한 원인과 소비패턴을 분석하고 맞춤형 재무 솔루션을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의 경우는 국산 농산물을 이용한 유명 셰프의 요리 영상을 제작해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회사 인력을 미래의 유튜브 인플루언서로 육성하기위해 나섰다. 7월29일 서울 용산 복합문화공간 앨리스 몽드에서 사내 공모를 통해 선발한 ‘신한 인플루언서’ 창단식을 열었다. 직원 유튜버 10명과 SNS서포터즈 40명으로 구성했다. 이들은 8월 한달간 전문 교육을 받은 뒤 9월 중에 금융 관련 생활 밀착형 콘텐츠를 제작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밖에 KB국민은행은 KB리브똑똑 가입자가 뽑은 디지털 모델로 6세 쌍둥이 자매 뚜아뚜지를 발탁했다. 뚜아뚜지는 유튜브 구독자 65만 명을 보유한 채널의 주인공인 유튜브 스타로, ‘국민조카’로 불리며 사랑을 받고 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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