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찜통더위에 “태풍 오길 바라는 건 처음”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5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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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에 불볕더위가 계속된 5일 대구 수성구 노변동 수성IC 주변 도로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 News1
대구·경북에 불볕더위가 계속된 5일 대구 수성구 노변동 수성IC 주변 도로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 News1
대구 수성구 수성동의 직장에 다니는 장모씨(40·대구 수성구 황금동)는 5일 오후 3시쯤 직장 근처에서 스마트폰으로 낮 기온을 확인했다.

‘35도. 맑음, 어제보다 1도 높아요, 체감온도 38.9도.’

장씨는 “대구 날씨가 정말 대단하다”며 “‘올 여름은 무더위가 작년보다 늦게 시작돼 폭염에 덜 시달리겠구나’라고 생각했던 내가 바보였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점심 먹으러 밖으로 나온 낮 12시쯤 10분 정도 걸었는데 속옷이 다 젖을 정도였다”며 “폭염이 하루빨리 지나가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폭염경보가 내려져 있는 대구 도심 거리는 한산했다.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로 도심 지하상가에도 인파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른 시간부터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의 분수대는 세찬 물줄기를 뿜었지만 바닥의 열기를 식히지는 못했다.

뜨거운 태양과 밤에도 식지 않은 열기에 지친 시민들은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커피숍 등 실내공간으로 몰려들었다.

봉산문화회관 쪽으로 연결되는 중구 반월당 지하는 노인들이 돗자리를 깔고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담소를 나누는 폭염대피소로 변했다.

70대 후반의 한 노인은 “더워서 집에는 있을 수 없다”며 “지하철 1·2호선 탑승구쪽 반월당 지하보다는 여기(봉산문화회관 쪽)가 사람들도 적고 더 시원해서 친구들과 함께 피서 아닌 피서를 왔다”고 했다.

직장인 박모씨(35·여)는 “내일 예보된 비가 살인적인 폭염을 조금이나마 식혀 주길 바란다”며 “태풍이 오길 바라보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4일 경북 포항시 북구 양덕동 한마음 체육관 물놀이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물폭탄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 News1
4일 경북 포항시 북구 양덕동 한마음 체육관 물놀이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물폭탄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 News1
이날 낮 최고기온은 의성 37.6도, 안동 36.9도, 영천 36.5도, 대구 36.2도, 구미 35.9도, 문경 35.5도, 경주 35.4도를 가르켰다.

자동기상관측장비(AWS)로 측정된 기온은 군위 38.3도, 경산 하양 37.9도, 대구 북구 37.5도, 영천 신녕 37.1도 등이었다.

대구기상청은 “태풍 ‘프란시스코’의 영향으로 내일과 모레 비가 내리면 폭염이 다소 주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올들어 대구와 경북에서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143명에 달한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6월19일부터 지금까지 17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15명은 병원 치료 후 퇴원했고 2명은 치료를 받고 있다.

경북에서는 현재까지 12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4명이 숨졌다.

(대구ㆍ경북=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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