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창구에 두번 내몰리는 취약층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고용악화에 실직→취업→실직 반복… 상반기 수급자 14%가 2회이상 받아

“실업급여는 아무나 받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2일 서울 강남구 강남고용센터 실업급여 창구에서 만난 이모 씨(62)는 “내가 (실업급여를) 두 번이나 받게 될 줄 몰랐다”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 씨는 2017년 다니던 식품공장이 매각돼 일자리를 잃고 나서 6개월간 실업급여를 탔다. 지난해 동 주민센터에서 불법 부착물 제거 공공근로를 했지만 1년 계약이 끝나 이날 다시 실업급여 창구를 찾았다.

고용 사정이 악화되면서 올 상반기(1∼6월) 실업급여 수급자 7명 중 1명은 이 씨처럼 두 번 이상 받은 ‘반복 수급자’로 나타났다. 4일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실업급여 수급자 94만3819명 가운데 반복 수급자는 13만5618명(14.4%)이다. 올 들어 실업률이 6개월 연속 4%대를 기록하는 등 고용 불안정이 이어지며 실업급여 수급자의 약 15%는 취업과 실직을 반복한 것이다. 실업급여는 180일 이상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로서 해고, 권고사직, 계약 만료 등 비자발적으로 퇴사했으면 횟수에 상관없이 받을 수 있다.

올 실업급여 수급자는 사상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 실업급여 지원 인원을 지난해 수준인 131만 명으로 예상했지만 상반기에만 94만 명(72%)이 받았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실업급여#고용악화#취약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