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조사’ 한웅재 지청장 검찰 떠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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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조사’ 이선봉 검사도 뒤따라… 중간간부 인사후 이틀새 25명 사의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67·수감 중)을 직접 조사했던 한웅재 경주지청장(49·사법연수원 28기)이 2일 사의를 밝혔다.

한 지청장은 2016년 10월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 재직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사건을 배당받은 뒤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주임 검사로서 박 전 대통령을 검찰청사와 서울구치소 등에서 직접 신문했다. 지난달 31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안산지청 차장검사로 발령 났다.

한 지청장은 검찰 내부망에 올린 사직 글에서 박 전 대통령 사건을 가리키며 “잘되든 못되든 수사팀장으로서 책임을 지기 위해 사직서를 써놓았는데, 때를 놓쳤다. 이제야 제대로 사직의 변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사로서 자부심과 명예를 가슴에 품고 공명심이나 다른 욕심으로 사건을 과하거나 부족하게 처리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적었다.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57·23기)은 “할 일이 많은데 갑작스러운 사직 인사가 황망하다”는 댓글을 검찰 내부망에 직접 남겼다.

2009년 우병우 당시 대검찰청 중수1과장 지휘 아래 노무현 전 대통령 조사를 맡았던 이선봉 군산지청장(53·27기)도 부산고검 검사로 발령 난 지 이틀 만에 사의를 밝혔다.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중수부 조사실에 있었던 검사 4명은 이 지청장을 마지막으로 모두 검찰을 떠났다. 이 지청장은 사직 인사를 통해 “검사 생활을 하면서 좋은 자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가서 열심히 하면 좋은 자리라는 말을 지표 삼아 근무했다”고 밝혔다.

사의를 밝힌 검사는 검찰 중간간부 인사 이후 25명, 윤석열 검찰총장(59·23기) 내정 이후로는 67명으로 늘었다. 법무부는 2일 공석이 된 26곳에 대한 후속 인사를 이례적으로 단행했다.

김동혁 hack@donga.com·신동진 기자
#국정농단#박근혜 조사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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