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사실상 자격 상실”…‘음주’ 김재원 “할 말 없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2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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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결위원장 '음주' 추경심사…취재진 질문에 '횡설수설'
민주 "예산안 심사부터 몽니…국민 앞에 무릎 꿇어라"
미래 "눈뜨고 못볼 주취자…의원으로서도 함량 미달"
평화 "한국당 석고대죄하고 위원장직 즉각 반납해야"
정의 "한국당 추경 통과 의지 없어…사실상 자격 상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추가경정예산안 협상이 이뤄지는 도중 술을 마신 모습으로 나타나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인 김 위원장은 2일 “할 말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 의원은 지난 1일 오후 11시10분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회의를 한 뒤 다소 얼굴이 벌게진 모습으로 나왔다.

김 의원은 추경안 협의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빚내서 추경하는 건데 우리 당에선 빚을 적게 내자, 국채 발행 규모를 줄이자, 민주당에선 적어도 3조 이상의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브리핑 도중 횡설수설하거나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브리핑을 하던 도중 서둘러 국회를 나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술 냄새가 나자 기자들 사이에서는 ‘음주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김 위원장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어젯밤 김 위원장은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예산 감액 규모와 방법을 놓고 몽니를 부리며 예정된 예산처리 기일을 지키지 않았다”며 “더욱이 연락을 끊고 사라진 동안 몸이 비틀거릴 정도로 음주를 했다는 사실마저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김 의원의 행위는 우리 국민 모두에게 수치심을 안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민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며 “나아가 스스로 감당하고 있는 직책이 본인이 한 행위에 비추어 걸맞은 것인가를 엄숙하게 돌아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위원장이 만취 상태로 ‘음주추경 심사’를 하는 추태를 벌인 것”이라며 “비틀거리는 예결위원장에 나라 살림도 비틀거리지 않을지 염려스럽다. 차마 눈 뜨고 못 볼 주취자(酒醉者)”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헤롱헤롱한 상태에서 국가 예산을 심사하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예결위원장은 물론 의원으로서도 함량 미달이다”라며 “김 의원은 예결위원장직을 내려놓아라”고 촉구했다.

김재두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김 위원장은 국회 예결위원회에서 포로가 된 추경을 슬기롭게 구출할 책임 있는 장본인이다. 그런데 김 위원장은 그동안 지역구로 줄행랑치고 이리저리 꽁무니를 빼더니 음주로 끝판을 장식했다. 정말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한국당과 김 위원장은 즉각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위원장직을 즉각 국민 앞에 반납하라”고 비판했다.

이정미 정의당 전 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실제 예결위원장이 그 시간에 술까지 마셨다고 한다면 본회의를 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일을 하고 있었을까. 이는 추경 심사를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어제 한국당이 임하지 않았다는 아주 단적인 증거”라며 “예결위원장으로서는 사실 자격 상실이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비공개 예결위 간사 회의를 마친 후 ‘음주 브리핑 논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어제 저녁에 원래 전혀 회의가 예정돼 있지 않았다. 할 말 없다”며 자리를 피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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