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로 떠난 고객은 남에게 휩쓸리는”…마리몬드 문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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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일 1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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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몬드 미투 대응 전략 문서. 사진=트위터 캡처
마리몬드 미투 대응 전략 문서. 사진=트위터 캡처
위안부 피해자 돕기에 앞장서 온 사회적 기업 ‘마리몬드’ 윤홍조 대표가 자사 고객군에 대한 부적절한 표현이 담긴 내부 문건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제 개인의 잘못된 표현”이라며 사과했다.

앞서 지난 1일 트위터 등을 통해 마리몬드의 ‘미투 사건 대응 전략’이라고 적힌 문서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해당 문서에는 ‘미투 이슈 이후 떠난 고객군’에 대해 ‘가치에 공감하기보다는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해 마리몬드를 소비한 10대 후반~20대 초반 고객군’이라고 적혀 있다. 또 ‘마리몬드의 가치에 공감하면서 타인에게 쉽게 휩쓸리지 않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연령대 고객군으로 타깃 확장’이라는 내용도 있었다.

해당 문서에서 언급된 ‘미투 이슈’는 지난해 2월 불거진 윤 대표의 부친인 윤호진 뮤지컬 연출가의 성추행 의혹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 ‘영웅’ 등을 제작한 윤호진은 복수의 피해자들로부터 성추행 의혹을 받아왔고, 이를 인정한 후 사과했다. 당시 그의 아들인 윤 대표가 운영하는 마리몬드를 불매하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해당 문서가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소비자를 비하하는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윤 대표는 2일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제가 다시 읽어보아도 고객들께 상처를 주는 문장임에 분명하다”며 “이런 식의 문장을 사용하였던 것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낀다. 상처를 입으신 모든 고객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윤 대표는 “2018년 2월 발생한 미투 이슈에 연관된 이후 경영상의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작성하던 중 해당 이슈가 현재 회사 매출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 문의하는 잠재 투자자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를 받고자 하는 조급한 마음에 ‘미투 이슈로 떠난 고객은 일부이다’라는 의미를 담고자 했으나 ‘미투 이슈로 떠난 고객은 마리몬드의 가치에 공감하기보다 보여주기 식으로 소비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고객이다’라는 잘못된 표현을 사용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제 개인의 잘못된 표현으로 인해 함께 해주시고 있는 마리몬더와 직원들의 진정성에 상처를 드리게 돼 무거운 마음으러 거듭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본 사안을 엄중히 받아들여 내부 논의 후 빠른 시일 내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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