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친박” vs “당 흔들기”…한국당 다시 계파갈등?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2일 0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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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7일 황교안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봉합되는듯 보였던 당내 계파갈등과 노선투쟁이 수면 위로 재부상하는 모습이다.

최근 비박계 내지 복당파 등을 주축으로 황교안 지도부를 향한 비판이 연일 커지기 시작하자, 황 대표도 당 흔들기 시도에 대한 ‘신상필벌’을 예고하며 집안 단속에 본격 나섰다.

하지만 지도부를 향한 반발이 이를 기점으로 수그러지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거세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 지도부가 당 혁신과 위기수습을 위한 고언에는 귀를 막은채 ‘마이웨이’ 행보만 걷고 있다는 불만이 당내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비박계 인사는 2일 뉴스1과 통화에서 “언론 등의 지도부 비판에 황 대표는 ‘좌파언론의 편파보도’라고 주장하지 않나. 지도부를 향한 당내의 정당한 비판 또한 ‘지도부 흔들기’로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과연 누가 당을 망치는 발상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따져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이 우리 당을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는데 우리 당이 하나로 모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당을 망치는 발상과 이기적 행위에 대해선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 반드시 신상필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최근 당 내부를 향해 잇단 쓴소리를 내놓고 있는 김용태·장제원 의원,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 등 이른바 ‘복당파’ 인사들과 홍준표 전 대표 등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용태 의원은 1일 오전 BBS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황 대표가 우리 당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었던 계파 갈등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계파를 벗어나는 행동을 해야 한다”며 “현재 우리 당 안의 결속이 중요하니 그런 일들은 나중으로 밀어놓자고 하다보니 결국 단합이 이뤄지는 게 아니라 갈등이 벌어지지 않나”라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31일 페이스북에서 황 대표를 겨냥한 듯 “한일관계 해법을 야당대표가 아닌 여당 국무총리식으로 찾고 있으니 참 딱하다”고 했으며, 장제원 의원은 30일 “당이 선명하게 ‘개혁노선’을 표방해야 한다. 변화하지 않는 보수는 ‘수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내걸고 있는 현 지도부에 대한 문제제기는 ‘도로 친박당화(化)’에 대한 우려다. 지난 2016년말과 2017년초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정국을 거치며 최대 위기를 겪었던 친박계가 황 대표 취임 이후 국회·당내 요직을 꿰차며 다시 실권을 잡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전통 보수 색채가 강하고 탄핵 프레임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친박계가 내년 총선 전면에 나선다면 필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친박계가 실권을 장악할 경우 복당파가 총선 공천에서 불리한 처우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과 함께, 최근 ‘친일 프레임’ 역풍에 따른 당 지지율 하락 등 당의 위기를 틈타 정치적 재기를 도모하려는 생각에서 복당파 인사들이 최근 지도부를 향한 공세를 펼치는 주요인이라는 관측도 당안팎에서 적잖게 나오고 있다.

반면 황 대표와 (범)친박계는 복당파 인사들이 지도부 흔들기로 당내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 등 잔류파의 지원을 받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압도적으로 당선된 핵심 배경으로 복당파의 당권 장악에 대한 반발이 지목될 정도로 당내에선 이같은 의심의 눈초리가 여전히 적지 않은 모습이다.

이처럼 양측의 불신이 커지는 상황이 커지면서 내년 총선 공천이 가까워질 수록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당내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갈등의 조기 진화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를 위해선 당 지도부가 ‘개방적’ 자세로 당안팎의 각 세력들과 허심탄회한 대화, 치열한 논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당의 한 인사는 뉴스1과 통화에서 “지도부를 비롯한 당내 각 세력이 ‘같은 편’만 만나지 말고 다양한 인사, 진영을 만나며 서로 듣고 이해해야 한다”며 “특히 언론에 대해서도 ‘편향성’만 제기할 것이 아니라 언론인들과 만나 설득하고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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