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초간 무언의 악수’…한일 외교장관 날선 대치현장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태국을 방문중인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1일 오전(현지시간)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의 양자회담에서 악수하며 자리를 권하고 있다. © News1

1일 태국 방콕에서 만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 일본 외무상의 회담은 경색된 한일 관계처럼 답답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일본 매체들이 보도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두 장관이 회담 전 언론 앞에서 7초간 ‘무언의 악수’를 나눴다면서 “바로 지금의 한일 관계를 비추는 듯했다”고 표현했다. 이 매체는 그동안 고노 외무상이 강경화 장관과 서로 잘 맞는 사이였으나, 이날만큼은 취재진 앞에서 서로 날카로운 표정을 고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두 장관의 만남은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이뤄진 첫 만남이었다.

지지통신은 회담장에 먼저 들어온 강 장관이 고노 외무상에게 팔을 뻗고 몇 초간 악수를 나눴지만, 착석 후 강 장관은 고노 외무상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으며 답답한 분위기가 감돌았다고 묘사했다.

일본 매체들은 이 자리에서 두 장관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대립이 깊어졌다고 전했다.

강경화 장관은 반도체 소재 등에 대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철회할 것과 한국을 ‘화이트 국가’(수출관리 우대 대상국)에서 제외하는 시행령 개정의 중단을 요구했고, 고노 외무상은 규제 강화가 안전보장을 목적으로 한 정당한 조치라면서 전 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거듭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두 장관의 회담에 대해 “양국 간 현안에 대해 제대로 논의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추가 논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듯한 발언을 했다.

2일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까지 함께하는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다. 이 자리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한일 갈등 완화를 위해 중재적 역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