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日화이트국가 철회 평행선 반복…“확답 없었다”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1일 12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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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이 1일 태국 방콕에서 가진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화이트리스트(수출 우대 국가)’ 제외 조치 등 갈등 사안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전 태국 방콕의 센타라 그랜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의 양자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본 측이 화이트리스트 제외와 관련해 아무런 확답을 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강 장관은 “만일 그런 조치(화이트리스트 제외)가 실제 내려진다면 한일 양국 관계에 올 엄중한 파장에 대해 우려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 당국자도 한일 외교장관 간 양자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본 측에 큰 변화가 있지 않다”라며 “한일 양측의 간극이 아직 상당하다”라고 회담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1시간 가까이 진행된 회담에서 강력하게 수출규제 문제를 이야기했고 특히 ‘화이트리스트’ 제외 고려를 중단할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일본측이 이야기하는 것과 달리 현재 수출규제 문제가 강제징용 판결 문제와 연계된 것으로 본다는 저희 입장을 전달하면서 그런 차원에서라도 이게 화이트리스트 절차가 진행돼선 안된다는 점을 이야기했다”며 “일본 측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미국이 한일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당사국 간 협정 체결을 제안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미국의 중재 이전에 우리 측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나 강제징용 판결 문제에 대해 협의를 하고 (어떤 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라며 “통상적으로 문제가 있는 국가 간에는 결국 협의를 통해서 해결점을 찾아야 하는데, 그런 노력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여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이야기했다”라고 답했다.

정부 내에서 ‘파기 검토’ 이야기가 나오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를 연장할 것인지에 대해 강 장관은 “내일 일본의 각의 결정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로 나온다면 우리로서도 필요한 대응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강 장관은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의 이유로 안보상의 이유를 내세웠다”라며 “우리도 여러 가지 한일 안보의 틀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라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지소미아 연장을 재검토한다는 뜻이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일 안보협력의 틀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일본 측에 이야기했다”라며 정부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가 결정되면 지소미아 파기로 대응할 것임을 재차 시사했다.

일본은 2일 열리는 각의에서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일본이 보인 미온적 태도로 미뤄봤을 때 각의 결정은 이미 가닥잡힌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일은 이날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와 화이트리스트 제외 시사로 인한 갈등 국면 후 처음으로 외교장관 간 양자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양국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갈등 국면은 이어지게 됐다. 변수는 2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일 3자 외교장관 회담이다. 미국이 이 회담에서 한일 양국의 적극적인 화해를 중재한다면 갈등 국면의 봉합이 시작될 수도 있다

당국자는 2일로 예상되는 일본측의 화이트리스트 각의 결정과 관련, “지금 상황이 상당히 엄중하다. 화이트리스트 조치를 강행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고 있다”며 “연차적으로 일본 측에 자제와 중단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발신했는데 그럼에도 현재로서는 상당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약 1시간 동안 열린 이날 회담은 양 장관 외에 우리측에서는 당초 윤순구 차관보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김정한 아시아태평양국장, 김인철 대변인이 배석했다. 일본측에서는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과장급 인사 2명 등 총 5명이 배석했었으나 회담 시작 10분 뒤 양 장관과 김 국장, 가나스기 국장을 제외한 나머지 배석자들은 퇴장해 1+1회담이 됐다.

당국자는 “저희는 마지막으로 충분히 강력하게 메시지를 전달했으니 이제 일측의 반응을 보면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방콕=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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