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10년 7개월 만에 금리 인하…트럼프 “파월에 실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일 0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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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년 7개월 만에 금리를 내렸다. 2015년 말부터 지속된 통화정책 정상화 조치도 사실상 종료했다.

연준은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했지만 “장기적 금리 인하의 시작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뉴욕 증시는 1% 이상 하락했다.

연준은 전날부터 이틀간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2.25~2.50%에서 2.00~2.25%로 0.25%포인트 내렸다. 연준 위원 10명 중 8명이 찬성하고 2명이 반대했다. 연준은 또 9월 말로 예정됐던 보유자산 축소를 통한 ‘양적긴축’ 종료도 두 달 앞당기기로 했다. 연준이 마지막으로 금리를 내린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12월이었다.

연준은 이날 내놓은 정책 성명에서 금리 인하의 이유로 “경제 전망에 대한 세계적 전개와 인플레 압력의 중단”을 꼽았다. 미국 경제가 비교적 순항하고 있지만 세계 경제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 긴장 고조 등의 요인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는 ‘보험성 인하’가 필요했다는 뜻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인하는 “분명히 보험적 측면”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0.25%포인트 금리 인하는 시장의 예상과 부합하는 조치다. 연준은 추가 금리 인하도 시사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경제 전망에 대해 들어오는 정보의 의미를 계속 주시할 것이며 경기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도 이번 금리 인하를 “중기 사이클 조정(mid-cycle adjustment)”이라고 지칭하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의 장기 시리즈의 시작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더 비둘기적인 성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던 투자자들의 실망감과 통화 정책에 대한 불안감도 커졌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33.75포인트(1.23%) 떨어진 26,864.27에 마감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2.80포인트(1.09%) 하락한 2,980.3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98.19포인트(1.19%) 내린 8,175.4로 집계됐다.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주문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시장이 제이 파월 의장과 연준으로부터 듣고 싶었던 것은 이것(금리 인하)이 중국, 유럽연합(EU), 그리고 전 세계 다른 국가들과 보조를 맞추는 길고 공격적인 금리인하 사이클의 시작이란 것이었다. 평소처럼 파월은 우리를 실망시켰다”고 비판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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