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 두바이 군주 부인 “자녀 강제결혼 막아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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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서 첫 법정공방… 후견권도 신청
경호원과 염문-獨 망명 추진說


영국에서 이혼 관련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에미르(군주·70)와 그의 여섯 번째 부인 하야 빈트 알 후세인 요르단 공주(45) 간 첫 번째 법정 공방(예비 심리)이 지난달 30일 런던 가정법원에서 열렸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하야 공주 측은 “자식들을 강제 결혼으로부터 보호하는 명령을 내려 달라”고 주장했다. 또 폭행 및 괴롭힘에 대한 보호 명령도 요청했다. 하야 공주는 이미 둘 사이의 1남 1녀에 대한 후견권도 신청했다. 무함마드 에미르는 이날 법원에 출석하지 않았다. 대신 변호인은 “자식들이 두바이로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영국에 거주 중인 하야 공주는 영국 또는 독일로의 망명을 추진하고 있다. 이복 오빠 압둘라 2세가 국왕으로 있는 고국 요르단행은 요르단과 UAE의 관계 냉각을 우려해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가 나지 않는 요르단은 이웃 팔레스타인 및 시리아 난민을 대거 받아들여 경제 상황이 어렵다.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부국의 경제 지원이 절실한 처지다.

하야 공주는 2004년 무함마드 에미르와 결혼할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아랍권 유명 왕실의 혼사였고 부부 모두 다양한 국제 활동을 펼치며 언론에 자주 등장하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하야 공주는 아랍 여성으로는 드물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및 유엔세계식량계획(WFP)에서 활동하며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둘의 결혼이 파탄에 이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영국 대중지들은 하야 공주가 영국 군 장교 출신 경호원과 특별한 관계였다는 설을 제기하고 있다. 법정 공방이 이어지면 두바이 및 요르단 왕실의 치부가 드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두바이#에미르 군주#요르단#하야 공주#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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