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日의원단 만난 日측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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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보복 파장] 여야 10명 한일의원연맹과 면담
서청원 “대립 도움 안된다고 공감”… 수출규제 부당성 놓고 설전도

일본의 수출 규제 해법을 찾기 위해 한국 의원단은 31일 일본 도쿄를 찾아 집권 자민당의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한일의원연맹 일본 측 회장 등을 만났다. 당초 이날 오후 5시로 예정됐던 ‘자민당 2인자’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과의 회동은 니카이 간사장 측이 임시 국회 일정 등의 이유를 들어 1일 오전 11시 반으로 연기했다.

서청원 의원을 단장으로 한 여야 의원 10명은 31일 정오경 도쿄 지요다구 뉴오타니도쿄호텔에서 누카가 회장, 가와무라 다카오(河村建夫) 자민당 한일의원연맹 일본 간사장 등 일본 의원 10여 명과 오찬을 했다. 약 1시간 50분간 이어진 비공개 회동 후 서 의원은 취재진에게 “양국 정부에 연락해 수출 규제 및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단축 국가) 제외 조치 등이 발효되지 않도록 부탁하자고 했다. 양국 대립이 이어지면 두 나라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누카가 회장도 성명서를 발표하며 “현재 한일 관계는 ‘극한 상황(pinch)’을 ‘기회(chance)’로 바꾸는 매우 중요한 전환점에 있다. 오늘 모임을 가진 양국 대표 국회의원들의 ‘정치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립 여당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이날 회의장 밖 엘리베이터 앞까지 나와 한국 의원들을 맞이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강제징용,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조치 등 현안을 두고 양측 입장 차이가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의원들이 수출 규제의 부당성을 문제 삼자 누카가 회장 측은 “무역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조치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한국 의원들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유지를 위해서도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자 일본 의원들은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며 받아쳤다.

양국 의원들은 1일 “정치외교 갈등에도 불구하고 문화, 스포츠 등 양국 민간 교류는 계속 하자”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강지혜 기자
#한일 갈등#일본 경제보복#수출 규제#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의원단#자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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