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계, 경찰야구단 그리워할 것”…14년 만에 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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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30일 1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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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팀은 없어지지만 한구 야구계는 경찰야구단을 그리워할 것이다.”

경찰야구단이 의무경찰 폐지에 따라 창단 1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서울지방경찰청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청사에서 경찰야구단 해단식을 열었다.

2008년부터 11년 동안 경찰야구단의 감독을 맡았던 유승안 감독은 해단식에서 “한국 야구 선수 육성을 책임지는 한 축을 이끌어 온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면서도 “오늘 해단되는 슬픔과 아쉬움이 크다”고 털어놨다. 또 경찰야구단이 그동안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이룬 성과를 잊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경찰야구단은 경찰 이미지 제고와 엘리트 야구인 육성을 위해 2005년 창단됐다. 이후 2009년 경무부에서 홍보담당관실로 이관된 뒤 2019년 11기까지 230여명을 배출했다. 특히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퓨처스리그 8연패라는 대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또 최형우와 양의지 등 우수선수를 배출하며 경찰 홍보대사와 같은 역할도 해왔다.

앞서 지난해 11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를 비롯한 야구인들은 경찰야구단의 해체를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도 열었지만, 결국 해체 시기를 미루지는 못했다. 이들은 당시 의경이 폐지되는 2023년까지만이라도 존속하도록 결정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이날 공식 해단식을 마친 경찰야구단은 마지막 기수인 11기 선수들이 제대하는 다음 달 12일 완전히 해체돼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된다.

정운찬 KBO 총재도 이날 직접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오늘은 한국 야구사에 슬픈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라며 “적어도 2020년까지 경찰야구단이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했으나 달성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야구단은 14년 동안 아직 재능이 피지 못한 수많은 유망주들의 잠재력을 터트리게 도와 한국 야구의 기둥이 되도록 만드는 역할을 했다”며 “오늘을 끝으로 경찰야구단은 역사에 한 페이지로 남겠지만 수많은 야구팬들 가슴엔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야구단의 마지막 주장 김태군 선수는 이한진 코치와 나성용 코치를 향해 “이제는 헤어질 사이니까 형이라고 부르겠다”며 웃음을 보이면서도 “무더위에도 한결같이 지도해주고 많은 대화를 통해 용기를 줘서 고맙다”고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14년 경찰야구단 역사의 일원이었다는 자부심을 마음 깊은 곳에 간직하고, 감사함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금까지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준 유승안 감독과 선수단, 뒤에서 지원해준 KBO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며 “비록 오늘 해단을 하지만 우리 14만 경찰은 경찰야구단이 앞으로 제대 이후 프로 무대에서 뛸 때까지 정말 열렬한 팬으로서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군은 이날 해단식을 마친 뒤 경찰야구단 선수 전원이 사인한 야구 배트를 이용표 청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 야구 배트는 선수들의 유니폼과 함께 경찰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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