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비언 커플 무차별 폭행했던 英 10대들 ‘기소’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26일 16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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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비언 증오범죄 피해를 입은 멜라니아 게이모나트(28). (게이모나트의 페이스북)
레즈비언 증오범죄 피해를 입은 멜라니아 게이모나트(28). (게이모나트의 페이스북)
영국 런던의 한 버스에서 레즈비언(여성 동성애자) 커플을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폭행한 10대 남학생 4명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피의자 중 2명은 대마초를 불법 소지한 혐의도 받고 있다.

2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지난 5월30일 밤 런던에서 10대 청소년 4명이 레즈비언 커플이 키스하는 것을 보고 괴롭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들은 성적인 발언으로 여성들을 조롱하고, 자신들이 구경할 수 있도록 ‘키스해보라’고 요구했다. 피해자들이 이에 응하지 않자 무자비하게 폭행한 뒤 소지품까지 빼앗았다. 피해 여성 중 1명은 코가 부러졌다.

이번 사건은 피해 여성 중 1명인 멜라니아 게이모나트(28)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사진을 올리면서 널리 알려졌다.

지난달 가해 남학생들이 체포된 후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여성혐오적인 공격”이라고 비난했고, 테리사 메이 당시 영국 총리는 “누구도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숨길 필요가 없다. 우리는 성소수자(LGBT) 사회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약 2개월 만인 이날 런던 경찰청은 성명을 통해 “공공질서법상 증오범죄 혐의로 15~17세 4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 4명은 내달 21일 하이베리 코너 청소년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

앞서 게이모나트는 지난달 영국 가디언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2019년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믿을 수 없다. 내 고향 미국과 여기 영국에서는 항상 피부색, 원주민, 트랜스젠더, 장애인, 동성애자, 여성, 이민자들의 몸이 늘 폭력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증오범죄 근절을 위해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영국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17~2018년 동성애 증오범죄 건수는 1만 1638건을 기록, 5년새 2배 이상 증가했다. 하루 32건꼴로 동성애자를 겨냥한 폭력 사건이 벌어진 셈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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