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더워지자 세균 득실… “에어컨-어패류 통한 감염병 주의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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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조심해야할 감염병
비위생 어패류-오염된 해수 통해 치사율 50% 비브리오 패혈증 위험
에어컨 필터 속 서식 미생물 통해 레지오넬라 폐렴-알레르기 발병

올해 상반기에는 20, 30대에서 A형 감염이 유행했다. 그런가 하면 사라진 줄 알았던 홍역이 발생하기도 했다.

여름은 기온이 상승해 병원성 미생물 증식이 활발해지고 휴가를 가는 사람들이 늘면서 감염병 위험이 높아지는 계절이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5월부터 8월까지 1군과 2군 법정 감염병이 총 4만8258건 발생했다. 이는 1월부터 4월까지 발생한 2만9891건보다 약 60% 증가한 것이다.

특히 당뇨병이나 만성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감염병에 걸리면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여러 감염 질환 중에서도 비브리오패혈증, 레지오넬라 폐렴, 폐렴구균 폐렴 등은 만성질환자와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에게서 발병 위험이 높다.

오염된 해수 닿으면 비브리오 패혈증

여름에 어패류를 잘못 먹거나 오염된 해수와 접촉하면 비브리오 패혈증 발병 위험이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의 치사율은 50%가 넘는다. 이 감염병은 연안에서 생산된 어패류를 비위생적으로 생식하거나 상처가 생긴 피부가 오염된 해수에 접촉했을 때 발병한다.

따라서 어패류를 즐겨 먹고 휴가가 많아지는 여름철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40세 이상 남자에서 흔하게 나타나며 간염, 간경변 환자와 결핵, 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 알코올의존자, 노약자, 면역이 떨어진 환자 등은 감염 위험이 높다.

감염형의 경우 급성 위장염을 일으키고 복통, 설사, 구토, 심하면 혈변 증상을 보인다. 패혈증은 이 균에 오염된 어패류 섭취로 균이 십이지장 부위로 침입해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퍼져서 발생한다. 발병한 지 38시간 내에 오한, 발열, 근육통과 피하출혈, 물집, 궤양, 괴사 등의 피부증상을 나타낸다.

고위험 군은 반드시 생선, 조개류는 익혀 먹고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가급적 바닷물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에어컨 관리 소홀하면 레지오넬라 폐렴 위험

레지오넬라 폐렴은 매년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실내 온도와 습도를 낮추기 위해 사용하는 에어컨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필터와 열교환기에 미생물이 서식할 수 있다. 이 미생물이 공기 중으로 전파되면 전염성 질환과 알레르기 등을 유발한다.

레지오넬라 폐렴은 레지오넬라균이 대형 건물의 냉각탑수, 에어컨디셔너, 샤워기 등의 오염된 물에 존재하다가 비말 형태로 인체에 흡입돼 전파되는 질환이다. 특히 50세 이상 고령자나 흡연자, 만성 폐질환자, 면역 저하자, 암 환자, 만성질환자 등은 발병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레지오넬라 폐렴에 감염되면 발열, 오한, 마른기침, 소량의 가래를 동반하는 기침, 근육통, 두통, 전신쇠약, 식욕부진, 위장관 증상, 의식장애 등이 나타난다. 합병증으로 폐농양, 농흉, 호흡부진, 저혈압도 발생할 수 있다.

만성질환자에서 감염률 최대 9.8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6∼8월 폐렴구균 폐렴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2016년 1958명에서 2017년에는 2693명으로 38% 증가했다. 성인 기준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폐렴 중 폐렴구균으로 인한 폐렴은 최대 69%로 가장 흔한 원인균이다.

특히 폐렴구균 폐렴은 만성질환자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 성인 대비 당뇨병 환자가 폐렴에 걸릴 확률이 2.8∼3.1배, 만성 폐질환 환자는 7.7∼9.8배, 만성 심질환 환자는 3.8∼5.1배, 흡연자는 3.0∼4.4배 높게 나타났다. 면역력이 약한 항암 치료 중인 고형 암 환자는 건강한 성인에 비해 폐렴구균 폐렴 발병률이 약 11배 높았다.

백신 혈청형 폐렴구균 폐렴은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서 폐렴구균 백신으로는 2가지 종류(13가 단백접합백신, 23가 다당질백신)가 있다.

대한감염학회는 65세 이상 건강한 성인이라면 13가 백신 접종이나 23가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 65세 이상 만성질환자 중 과거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한 적이 없다면 13가 단백접합백신을 먼저 접종하고 6∼12개월 후 23가 다당질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감염#백신 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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