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아베 선거승리후 먼저 할일은 한국과의 어리석은 무역전쟁 멈추는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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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통해 日수출규제 강력 비판… 日조치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
“美 미온적 태도도 해결 걸림돌”

미국 유력 경제통신 매체 블룸버그가 사설을 통해 일본의 수출 규제를 강력 비판했다.

블룸버그는 22일(현지 시간) ‘한국과 벌이는 아베의 가망 없는 무역전쟁’ 사설에서 “21일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처음 할 일은 본인이 시작한 이웃 한국과의 ‘어리석은 무역전쟁(foolish trade war)’으로부터 일본을 구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한일 양국이 각자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싸움을 먼저 시작한 아베 총리가 선거에서도 이긴 만큼 ‘먼저 나서라(first move)’고 촉구했다.

블룸버그는 일본의 수출 규제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며 “일본이 북한에 불법적으로 첨단 제품이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 수출을 규제했다고 주장하지만 강제징용 문제로 보복하기 위한 것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베 총리의 전략이 일본 경제에도 해가 될 뿐만 아니라 외교적 입지를 좁히는 악수라고 평가했다. 일본 반도체 부품업체의 대형 고객이 타국 기업을 택하면 일본 반도체업계의 시장 점유율이 낮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한국 국민이 이미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정치 분쟁을 해결하려고 통상 조치를 끌어들인 아베 총리의 행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중국이 즐겨 쓰는 ‘약자 괴롭히기 전략(bulling tactics)’을 모방했다고도 꼬집었다. 특히 그가 지금껏 세계 무역 질서를 강화했다는 이유로 호평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수출 규제는 ‘위선적(hypocritical) 행위’라고도 비판했다.

수출 규제가 일본과 미국의 외교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 일본에 보복 조치를 할 것이고, 이는 양국 간 안보 긴장으로 이어진다. 이때 한미일 3각 협력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속내가 복잡해진다는 의미다. 일본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마무리하려고 애쓰는 상황에서 이런 긴장은 불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미온적 태도가 양국 관계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동맹국 간 긴장에 적극 개입해왔지만 최근 개입 속도가 더디다며 “미국이 아무것도 변하지 않으면 양국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도 강제징용 문제 중재에 신속히 화답해 양국이 타협점을 찾으라고 주문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日 수출규제#블룸버그#한일 갈등#무역전쟁#약자 괴롭히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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