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조선·중앙 보도 작심 비판 왜?…“日 사태 해결에 방해”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17일 1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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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판 기사 제목으로 日 여론 자극한다고 판단
"日서도 원만하게 풀자는 여론 있어야 문제 해결"
"일본 내 혐한 여론 조성은 사태 해결에 방해 공작"
'청와대가 반일 감정 자극' 지적엔 "개별 발언일 뿐"
"경제적 대응책 마련 주력…좋은 방향 해결 바라"

청와대가 17일 한일 관계 악화 문제를 다룬 조선·중앙일보의 기사를 지목해 정면으로 비판한 것은 두 언론사의 보도 행태가 이번 사태 해결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일어판 보도 내용을 열거하며 “이것이 진정 우리 국민 목소리를 반영한 것인지 묻고싶다”며 “한국 기업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 속에서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지혜를 모으려는 이 때에 무엇이 한국과 우리 기업을 위한 일인지 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두 언론사가 한일 관계와 관련한 자극적인 제목의 일어판 기사를 현지에서 보도하면서 일본 내 혐한(嫌韓)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외교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해당 보도들이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이나 국민 여론을 왜곡해 일본에 전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문제를 풀어야할 시점인데 (해당 언론사가 일본 내)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며 “일본에서도 수출 규제를 그만두고 원만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돼야 문제가 풀리는데, 이런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사태 해결에 방해 공작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국 민정수석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혐한 일본인의 조회를 유인하고 일본 내 혐한 감정의 고조를 부추기는 이런 매국적 제목을 뽑은 사람은 누구인가?”라며 “민정수석 이전에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명한다. 그리고 두 신문의 책임있는 답변을 희망한다”고 비판했다.

고 대변인은 조선일보가 지난 4일 ‘일본의 한국 투자 1년새 -40%…요즘 한국 기업 접촉도 꺼려’라는 기사를 일본어판에서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에 투자를 기대하나’라는 제목으로 바꿔서 보도한 점을 문제삼았다.

또 조선일보가 ‘나는 선 상대는 악, 외교를 도덕화하면 아무것도 해결 못해(5일)’라는 기사를 ‘도덕성과 선악의 이분법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로, ‘국채보상 동학운동…1세기 전으로 돌아간 듯한 청와대’라는 기사를 ‘해결책 제시없이 반일감정 부추긴 청와대’로 제목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고 대변인은 “중앙일보는 ‘닥치고 반일이라는 우민화 정책’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조선은 ‘우리는 얼마나 옹졸한가’라는 제목을 일본어로 일본 인터넷에 게재했다”고 했다.

그는 “현재에도 야후재팬 국제뉴스 면에는 중앙일보 칼럼 ‘한국은 일본을 너무 모른다’와 조선일보의 ‘문 대통령 발언 다음날 외교 사라진 한국’과 같은 기사가 2·3위에 랭크돼 있다”며 “그만큼 많은 일본 국민들이 한국어 기사가 일본어로 번역된 것으로 한국 여론을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안들이 필요한 것인지 힘을 모아야 하는 때 일 것이다. 언론의 중요함은 당연히 두말할 필요 없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며 “그래서 일본에도 한국의 여론이 정확히 전달되기 바라는 마음이 있다. 지금의 이 상황을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혹은 국익의 시각으로 바라봐 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최근 청와대 차원에서 ‘국채보상운동(김현종 안보실 2차장)’과 ‘죽창가(조국 민정수석)’ 등의 언급을 통해 반일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는 보수 언론의 비판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금 누구나 바라는 것은 양국이 좋은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본다”며 “우리는 현재 경제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고, 반일 감정을 자극하겠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변인의 공식 논평도 아니고 주무부처 장관이 한 얘기도 아닌데, 안보실 2차장과 민정수석 등의 개별적인 발언들을 모아다가 청와대가 반일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는 얘기를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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