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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찾아다니며 ‘민생 행정’ 배웠죠”… 오승록 노원구청장 ‘경로당 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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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찾아다니며 ‘민생 행정’ 배웠죠”… 오승록 노원구청장 ‘경로당 대장정’

한우신 기자 입력 2019-07-16 03:00수정 2019-07-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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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간 관내 246곳 모두 방문
광운대역 엘리베이터 설치 등 주민건의 1258건 받아 506건 해결
“다음 차례는 복지시설-학교 방문”
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왼쪽 안경 쓴 남성)이 노원구 상계1동 상계수락경로당을 찾아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오 구청장은 4월부터 이달 초까지 노원구에 있는 246개 모든 경로당을 방문했다. 노원구 제공
“중간에 관두고 싶었던 적이요? 왜 없었겠어요. 저도 사람인데…. 그래도 끝내고 나니 이제야 구청장다운 구청장이 된 것 같네요.”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3개월을 바쳐서 끝낸 ‘경로당 대장정’을 회상하며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많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4월 8일부터 이달 4일까지 노원구 19개동의 경로당 246곳을 모두 방문했다. 노원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에서 경로당 수가 가장 많다.

보통 구청장들은 어버이날처럼 특별한 날에 경로당을 찾곤 한다. 주민과의 대화 자리를 가질 때 경로당이 종종 방문 장소로 이용되곤 하지만 오 구청장처럼 모든 경로당을 찾은 건 전례를 찾기 힘들다. 초선인 그는 하루에 적게는 3곳, 많게는 9곳의 경로당을 돌았다. 그는 “일단 경로당에 들어서면 큰절부터 했다. 어르신들이 엄청 반겨주시더라”고 말했다. 그가 경로당에서 만난 사람은 노인들을 비롯해 동대표 통장 등 9000여 명에 달한다.


경로당에서는 환영과 함께 온갖 민원이 쏟아졌다. 오 구청장이 경로당을 방문해 접수한 주민 건의사항은 총 1258건. 이 중 506건이 해결됐다. 나머지는 처리 중이고 일부는 법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결론나기도 했다. 오 구청장은 가장 기억나는 일로 광운대역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로 한 것을 꼽았다. 현재 광운대역에서 시청 방향으로 가는 전철을 타려면 개찰구를 지나 지하로 내려간 다음 다시 승강장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 승강장으로 오르는 길에는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가 없다. 계단만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노인, 휠체어 장애인 등 교통 약자들은 반대 방향인 창동역까지 가서 전철을 갈아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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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구청장은 “하도 많은 어르신들이 그 얘기를 하기에 정말 안 되는 건가 싶어 직접 광운대역에 갔다”고 말했다. 꼼꼼히 돌아보니 과거 경춘선이 오가던 철로 쪽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역사를 관리하는 코레일에서도 ‘거기라면 괜찮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노원구와 코레일은 엘리베이터 설치를 위한 실무 협의를 조만간 시작한다.

민원 중에는 수용 불가능한 요구도 많았다. 찾아간 곳이 경로당이다 보니 ‘경로당 좀 넓혀 달라’는 말을 계속 들어야 했다. 그때마다 오 구청장은 ‘경로당 면적은 아파트 단지 규모에 따라 법적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임의로 증축할 수 없다’는 말을 건넸다. 그는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말도 직접 얼굴을 맞대고 하니 잘 이해해주시더라”고 했다. 아파트 단지에서 주차구역 아닌 곳에 세워둔 차량 좀 단속해달라는 요청도 많았다. 노원구는 1990년 이전에 대규모로 조성된 아파트 단지에 지하주차장이 없는 탓에 현재 주차난은 일상이 됐다. 단지 곳곳에 세워둔 차들을 불법 주차로 단속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오 구청장은 “거기에 주차하는 사람도 주민이고 솔직히 여러분도 어쩔 수 없이 주차구역 아닌 곳에 차를 세울 때가 많지 않느냐고 얘기하며 이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오 구청장은 앞으로도 현장 방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다음 달부터 장애인복지시설, 초중고, 유치원, 어린이집 순으로 찾는다. 경로당과 마찬가지로 관내 모든 시설을 방문하는 게 목표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보통 구청장이나 정치인들이 선거철에만 현장을 찾아서 오히려 눈총을 받기 쉬운데 오 구청장처럼 임기 내내 현장을 찾으면 민심을 얻기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오승록 노원구청장#경로당 대장정#민원#광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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