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 무시한 평준화는 순리에 역행[내 생각은/신동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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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업종에 상관없이 주 52시간 근무를 의무화하고 있다. 특성상 도저히 지킬 수 없는 일터에서는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불만이다. 국민에게 저녁시간을 돌려주려는 취지는 이해하나 분야에 따라 일하는 목적이 다른데 일괄 적용하는 것은 다변화된 사회 여건을 너무 모른 결과다. 큰 지침은 설정하되 세부영역은 자율에 맡겨야 한다. ‘평준화’는 모두 같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넓은 범위의 기준을 설정하고, 그 기준을 업종의 사정에 맞게 탄력적으로 적용하여 분야별 수월성을 발휘하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일이다.

학교 교육도 평준화보다는 개개인의 타고난 특성을 고려해 각자가 갖고 있는 자질을 더욱 키우고 북돋울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공부하는 시간을 제한하지는 않는다. 국가가 이 분야도 평준화하겠다고 생각하면 폐해가 많은 정규교육시간, 학교 외에서 하는 과외시간을 제한하는 조치를 구상해 보기 바란다. 인간을 포함한 자연의 모든 생명체는 어느 것 하나 같지 않다. 다름을 무시한 평준화는 순리에 역행하는 것이고,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주 52시간제#평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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