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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 잡히려면 일을 덜 시켜야 하나” “첫 타자는 피해야”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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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 잡히려면 일을 덜 시켜야 하나” “첫 타자는 피해야” 조심

강승현 기자 , 김현수 기자 , 김호경 기자 입력 2019-07-16 03:00수정 2019-07-1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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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16일부터 시행]기업들, 애매한 기준에 혼란
동아일보DB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16일 시행되면서 그동안 준비를 해 왔던 기업들이지만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알 수 없어 긴장하고 있다. 특히 관리 시스템이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중소기업에선 불안감이 더 크다.

중소 제조업체 A사 대표는 “한정된 인력으로 기업을 운영하려면 소속 부서 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를 시켜야 할 때도 있는데 이런 업무 지시조차 괴롭힘으로 몰릴까 걱정”이라며 “트집 잡히지 않으려면 일을 덜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대표는 “괴롭힘 방지법이 일터를 행복하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직장 내에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켜 분위기를 망가뜨릴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롯데 등 대기업들은 이미 매뉴얼을 배포하고 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이들의 속내도 편치만은 않다. 대부분 기업들은 ‘(법을 어겨서 처벌받는) 첫 번째 타자만은 되지 말아야 한다’며 조심하는 분위기다. 연차가 어린 직원보다 팀장 이상 관리직에서 이러한 기류가 더 강하다.


A대기업 팀장은 “평소 직원들과 나눴던 대화나 행동을 스스로 점검해 보고 있다”면서 “혼란스러운 게 사실이다. 적응이 될 때까지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대기업 팀장급 직원은 “요즘 회사에서 제일 무서운 직급이 3, 4년 차 같다. 첫 케이스로 걸리면 안 되기 때문에 이들에게 특별히 말조심해야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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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간부급 직원들은 ‘정당한 업무지시’가 괴롭힘으로 오해받을까 걱정이다. 한 대기업 임원은 “아직 처벌 사례가 없고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괴롭힘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면서 “업무지시나 교육 차원에서 한 이야기들이 괴롭힘으로 잘못 전달될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또 다른 기업 임원은 “후배가 업무를 제대로 못 했을 경우 열 번, 스무 번 다시 고치라고 했을 때 괴롭힘인지 아닌지 모호하다. 가이드라인은 가이드라인으로 그치기 때문에 나중에 시시비비를 가리는 상황까지 가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높아 업무 성과는 상당히 떨어질 것 같다”고 했다.

강승현 byhuman@donga.com·김현수·김호경 기자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업무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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