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암호 해독과 동성애 낙인의 튜닝, 영 50파운드 지폐주인공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15일 20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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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의 암호를 해독해 연합군 승리에 크게 기여했으나 동성애 범죄로 자살했던 수학자 앨런 튜닝이 영국의 새 50파운드 지폐 인물로 선정됐다.

15일 영국은행(BoE)의 마크 카니 총재는 “전쟁 영웅이자 컴퓨터 과학 및 인공 지능의 아버지인 앨런 튜닝의 기여는 광범위하고 미지의 길을 뚫은 것”이라면서 이 선정을 발표했다.

카니 총재는 이어 뉴튼의 말을 차용해 “튜닝은 지금 그 어깨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서 있는 거인”이라고 말했다.

배우 베네딕트 컴버비치가 역을 맡은 영화로 일반에 잘 알려진 튜닝은 승전에 기여한 암호 해독과 천재걱 컴퓨터 및 수학 연구에도 불구하고 19세 남성과의 동성 성관계가 발각돼 추락했다. 범죄자가 된 튜닝은 1952년 여성 호르몬 주사를 통한 거세 처벌을 당했다.

튜닝은 2년 후 청산가리를 묻힌 사과를 먹고 자살했다. 1967년까지 동성애를 형사범으로 처벌했던 영국 정부는 2013년 아주 드물게 여왕의 사과가 곁드린 사후 사면을 튜닝에 베풀었다.

통화 당국 영국은행은 5, 10, 20 및 50 파운드의 4종류 지폐를 모두 플라스틱성 폴리머로 바꾸는 작업을 실시하면서 지폐 인물들을 여론 수렴을 통해 교체 선정하고 있다.

2021년부터 통용될 새 50파운드 지폐는 현재의 증기기관 발명가 제임스 와트와 마찬가지로 과학자를 싣기로 하고 일반 추천을 받았다. 22만7000여 명이 989명의 영국 과학자를 추천했고 이어 스티브 호킹, 윌리엄 허셀, 제임스 클라크 맥스웰 및 어니스트 러더포드 등 십여 명이 튜닝과 함께 최종 결선 리스트에 올랐다.

캐나다 국적을 가지고 있는 카니 총재가 이 중에서 튜닝을 뽑았다. BBC 등은 선정에 대한 반발이 있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50파운드(7만4000만원)은 우리나라의 5만원 권처럼 ‘부패한 엘리트, 온갖 범죄자 및 탈세’ 수단으로 애용되는 고액권이라는 지적이 있다.

내년에 선보일 새 5파운드 폴리머 지폐에는 처칠이 새겨지고 10파운드 주인공은 제인 오스틴이며 20파운드는 화가 터너가 나온다. 모든 영국 지폐에는 영 여왕이 들어가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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