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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최저임금 사과한 文대통령, 못 지킬 약속 집착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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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최저임금 사과한 文대통령, 못 지킬 약속 집착 말아야

동아일보입력 2019-07-15 00:00수정 2019-07-16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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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도 최저임금이 2.9% 올라 8590원으로 결정된 것과 관련해 “‘3년 내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달성할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이 어제 정책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2018∼2020년 3개년 동안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려놓겠다고 공약했다. 2017년 최저임금이 647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년간 54% 정도 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2020년도 최저임금을 또다시 19.7% 올려야 하는데 지난 2년 동안 각각 16.4%, 10.9% 올린 결과가 우리 경제에 준 충격을 감안하면 사실상 불가능한 수치였다. 대통령이 애당초 현실성이 없었던 공약에 대해 뒤늦게나마 지킬 수 없게 됐다고 인정한 게 차라리 잘한 일이다.

김 실장은 어제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이 혜택을 본 근로자들 외에 영세자영업자와 소기업에는 큰 부담이 되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번 최저임금 결정이 소득주도성장의 폐기 내지는 포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오해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유달리 강조했다. 앞으로 저소득 근로자에게 생계비 등을 보조해주는 근로장려세제(EITC), 한국형 실업부조, 건강보험료 보장성 강화 등을 통해 포용정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현금소득은 ‘올리고’, 생활비용은 ‘낮추고’, 사회안전망은 ‘넓히는’ 종합 패키지 정책이라고 설명한다. 이 가운데 탈이 난 것으로 확인된 것이 ‘올리는’ 분야다. 김 실장도 말했듯 “경제는 순환이고, 누군가의 소득은 누군가의 비용”이다. 최저임금의 과속 인상은 악순환을 일으킨 전형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낮추고, 넓히는 분야에서 ‘누군가의 복지 혜택은 누군가의 세금 부담’이라는 점을 새겨야 한다. 최저임금의 과속이 고용에 악영향을 미치고 취약계층의 소득을 오히려 감소시키는 역(逆)작용을 가져왔듯이 다른 포용정책 수단의 과속은 재정에 상당한 부담을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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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의 절반도 지나지 않은 정부가 간판 정책이었던 소득주도성장을 공식적으로 폐기 혹은 포기를 말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속도를 조절할 것은 조절하고 폐기할 것은 폐기하는 수순을 밟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더 용기 있는 선택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최저임금 1만 원#문재인 대통령 공약#최저임금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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