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초과달성’ KT 김민, 서서히 움트는 토종 에이스의 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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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14일 21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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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민. 스포츠동아DB
KT 김민. 스포츠동아DB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투산의 KT 위즈 스프링캠프. 2018년 입단해 첫해부터 4승을 거둔 김민(20·KT 위즈)은 이강철 감독 이하 코치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다.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KT 마운드 한 축을 잡아주길 바랐다. 김민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개인의 승이나 삼진 등 기록에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세 자릿수 이닝 소화’만이 목표였다.

목표는 전반기에 이미 초과달성했다. 김민은 전반기 19경기에 등판해 110.1이닝을 소화하며 6승7패, 평균자책점 4.57을 기록했다.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소화한 것만으로도 이 감독 운용의 숨통을 틔웠다. 5회 이전 강판이 세 차례 있었지만, 7이닝 이상 소화도 여섯 차례에 달했다. 어느 정도 계산이 서는 선발투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감독은 “지난해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경험이 올해 좋은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기대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1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도 합격점을 주기 충분했다. 김민은 7이닝 동안 8안타 3볼넷을 허용하고도 1실점에 그쳤다. 점차 위기관리 능력까지 갖춰지는 중이다. 팀은 5위 NC에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1.5경기 차로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경기 후 김민은 “야수 형들이 공격과 수비에서 큰 도움을 줬다. 특히 (장)성우 형이 투구 폼부터 속구에 대한 느낌까지 거듭 조언을 해줬다. 그 덕에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매번 등판 때마다 성우 형에게 고마울 뿐이다”라고 밝혔다.

승부처는 1-0으로 앞선 7회 무사 1루 상황. 3타수 2안타로 호조를 보이던 박민우 타석에서 이강철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왔다. 이 감독은 “충분히 잘하고 있다. 맞아도 괜찮다. 자신 있게 승부하라”고 조언했다. 김민은 박민우를 땅볼 처리한 뒤 제이크 스몰린스키까지 뜬공으로 잡아냈다. 2사 후 박석민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지만 추가 실점은 없었다. 타선이 8회 3점을 뽑은 덕에 김민도 시즌 6승째를 챙겼다.

김민은 “올 시즌 목표는 100이닝이었다. 다치지 않고 목표를 이룬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며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푹 쉬고 전반기보다 더 나은 후반기를 보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씨앗이었다면, 올해는 싹을 움텄다. 김민이 KT 토종 에이스로 도약할 준비를 끝냈다.

창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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