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동료 추모-암 기금 캠페인… 감동의 올스타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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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캐그스 등번호 ‘45’ 패치 붙여
은퇴 앞둔 사바시아, 깜짝 코치로

클리블랜드 비버 MVP 환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클리블랜드 투수 셰인 비버가 MVP 트로피를
든 채 활짝 웃고 있다. 5회 등판한 비버는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다. 클리블랜드=AP 뉴시스
클리블랜드 비버 MVP 환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클리블랜드 투수 셰인 비버가 MVP 트로피를 든 채 활짝 웃고 있다. 5회 등판한 비버는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다. 클리블랜드=AP 뉴시스
“타일러 스캐그스(LA 에인절스)의 긍정적인 삶의 태도는 야구장을 넘어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줬습니다. 그를 위해 묵념하겠습니다.”

10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경기 시작 전 베이스 라인에 늘어선 선수들은 2일 28세의 젊은 나이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스캐그스를 추모했다. 선수들은 오른쪽 가슴에 스캐그스의 등번호인 ‘45’ 패치를 붙였다. 에인절스 동료 마이크 트라우트는 자신의 등번호 27이 아닌 스캐그스의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트라우트는 “하늘에 있는 타일러가 오늘 밤 우리를 지켜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여름의 고전(Midsummer Classic)’이라는 별칭을 갖는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은 이름에 걸맞은 뜻깊은 이벤트들로 감동을 전했다. 이날 시구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정한 뉴욕 양키스 좌완 투수 CC 사바시아(39)가 맡았다. 개인 통산 251승 157패 평균자책점 3.71로 명예의 전당 입성이 유력한 투수다. 2001년 클리블랜드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08년 7월 밀워키로 이적한 그는 클리블랜드에서 106승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그를 ‘명예 올스타’ 자격으로 초청해 친정팀 마운드에 서게 했다.

사바시아는 이날 아메리칸리그가 4-3으로 앞선 9회초 2아웃에서 ‘일일 투수 코치’로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 마무리 어롤디스 채프먼(31·뉴욕 양키스) 및 내야진과 대화를 나눈 뒤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앨릭스 코라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감독(보스턴 레드삭스)은 “사바시아는 15년 동안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으로 인정받았다. 그가 어떤 선수였는지 모두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5회가 끝난 뒤 클리닝 타임에는 클리블랜드 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32)가 동료들과 함께 등장했다. 최근 백혈병 투병 사실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카라스코는 ‘SU2C(Stand Up To Cancer·암에 맞서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2008년부터 이어온 암 치료 및 연구 기금 마련 캠페인이다. 올스타전, 월드시리즈 등 관심도가 높은 경기 중 선수단과 심판, 관중 모두가 ‘나는 ○○을 지지한다(I stand up for ○○)’라고 적힌 팻말을 든다. 이날 선수단의 팻말에는 카라스코의 이름 또는 그의 별명인 ‘쿠키’가 적혀 있었다.

이날 아메리칸리그는 내셔널리그를 4-3으로 꺾었다. 아메리칸리그는 올스타전에서 7연승을 기록하며 우위를 이어갔다. 최우수선수(MVP)는 클리블랜드 셰인 비버(24)에게 돌아갔다. 그는 5회 등판해 1이닝을 3연속 삼진 처리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임우철 인턴기자 서강대 프랑스문화학과 4학년
#메이저리그#올스타전#타일러 스캐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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