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주도 우주개발 시대… 한국기업 도약 기대[기고/유영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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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올 5월 팰컨9 로켓을 발사했다. 그동안 수십 차례 성공한 팰컨 로켓 발사가 새로운 일은 아니다. 이번 발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로켓에 실린 탑재체 때문이다. 팰컨 로켓에는 위성 60기가 탑재돼 있다. 스페이스X는 소형위성 1만2000여 개를 지구 저궤도에 띄워 전 세계를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2월에는 미국 버진갤럭틱이 상용우주선 스페이스십2의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물론 이번 비행도 처음이 아니다. 벌써 다섯 번째다. 그런데도 관심이 집중된 것은 2명의 조종사 외에 1명의 승객이 더 탑승했기 때문이다. 사상 첫 민간 우주여행객이 탄생한 것이다.

두 사례는 21세기 우주개발이 국가연구기관이 아니라 민간기업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이상 안보, 과학, 국가 위상 제고와 같은 국가적 목표가 아니라 상업적 목표로 진행되는 등 우주개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로의 이동은 우주개발 주체가 정부에서 민간으로 바뀌고,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가속화되고, 융합을 통한 기술 혁신이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한 특징이다. 우주 분야에 대한 민간기업의 참여와 투자가 증가하면서 우주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영역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은 지난 30년 동안 정부와 출연연구원 중심으로 우리 인공위성을, 우리 발사체로, 우리 땅에서 발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선진국을 추격해 왔다. 그 결과 위성 등 일부 분야는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 발사체 분야에서도 세계 7번째로 중대형 엔진을 독자 개발했고 2021년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이제 우리도 공공 목적으로 쌓아올린 기술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 시대로 옮겨가야 할 시점이다.

과기정통부는 올 1월 ‘대한민국 우주산업전략’에서 밝힌 것처럼 기술력이 확보된 분야부터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개발 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주 분야에 뛰어드는 기업이 늘어나고 참여 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재정적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약 320여 개의 우주기업이 뉴 스페이스 시대의 주역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 미래의 주역이 세계 우주기업들과 비전과 전략을 논의하는 ‘2019 코리아 스페이스 위크’가 17일부터 5일간 열린다. 전 세계에 ‘코리아 뉴 스페이스’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유영민#우주개발#민간기업#뉴 스페이스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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