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경남교육감 “돌봄사업 등 경남도와 상설기구 만들어 공동사업 추진 계획”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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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경남교육감 취임 1년 인터뷰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10일 “소통과 공감, 혁신을 통해 경남 교육이 대한민국 교육의 변화를 선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남도교육청 제공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10일 “소통과 공감, 혁신을 통해 경남 교육이 대한민국 교육의 변화를 선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남도교육청 제공
“초선 4년이 ‘외곽’을 정리하고 조정하는 기간이었다면 지난 1년은 교육적 성과를 챙기고 내실을 다지는 기간이었습니다.”

재선인 박종훈 경남도교육감(59)은 10일 “남은 기간도 ‘미래를 열어가는 경남 교육’ 실현을 위해 한눈팔지 않고 헌신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나온 내년 총선 출마설을 감안한 언급이다. 그는 “지역구 국회의원보다야 교육감이 낫지 않으냐”며 웃었다. 이어 “다른 선거에 나서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임기 내에는 (관료 등) 그 어떤 자리가 주어지더라도 생각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경남 교육 수장의 무게와 책임감을 피력한 것이다.

박 교육감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우문현답(우리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이라는 프레젠테이션(PPT)을 통해 “교육이 바뀌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래 교육 방향으로는 학생이 주도하는 배움 중심 수업, 성적보다는 성장을 살피는 과정 중심 평가, 교사가 열심히 공부하는 전문적 학습공동체 등을 제시했다.

경남도교육청은 벨기에의 학습공원과 유사한 ‘경남 미래교육테마파크’를 만들고 핀란드 이노스쿨(Innoschool)을 참고해 경남지역 학교의 공간혁신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테마파크는 인공지능과 로봇을 활용한 교육, 학생이 체험하는 학습, 교사가 미래교육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쓰인다. 전국 첫 시도이지만 교육부를 설득해 예산 등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공간혁신은 학생과 교직원이 시설물을 짓기 전 설계부터 참여하고 학습과 놀이의 조화, 상상과 실험이 자유로운 교실을 추구한다. 공감능력을 획기적으로 키우려는 발상이다. 박 교육감은 1970년대 26세에 노인을 위한 제품 구상을 위해 3년간 80대 노인으로 변장하고 직접 체험을 했던 미국의 산업디자이너 퍼트리샤 무어의 ‘공감’ 사례를 인용했다. 무어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저상버스, 바퀴 달린 가방, 편리한 주방기구 등을 디자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미래교육의 핵심으로 교육인권경영의 실현과 ‘경남교육회의’, ‘경남교육사랑방’의 적극적인 운영을 제시했다. 교육인권경영은 박 교육감이 최근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이 무산된 이후 전격적으로 내놓은 대안이다. 전국 광역교육청 가운데 처음이다. 인권경영은 ‘교권보호센터’와 ‘학생인권지원센터’ 등 투 트랙으로 구현한다. 이를 통해 인권 친화적 학교 문화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인권조례가 없더라도 현행 초중등교육법(18조) 등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학교 현장의 인권 신장을 위해 매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인권이 꽃피는 행복한 경남 교육을 실현하고 모든 학생이 미래사회 주인공으로 우뚝 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교조 출신인 박 교육감은 ‘인권’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그는 “인권조례 제정이 (도의회에서) 무산돼 아쉬움이 크지만 2년간의 추진 과정에서 경남지역 학생인권 의식이 크게 올라갔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전국적인 조례제정 확산, 정부의 법제화 움직임을 이끌어낸 것도 높게 샀다. 진보단체가 박 교육감의 인권조례 포기를 비판하는 가운데 일부 보수, 종교단체에서는 인권경영이 인권조례의 ‘변종’이라며 반대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선생님이 잡무에 시달리거나 보람을 느끼지 못하면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하기 어렵다”며 교사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놨다. 현재 18개 시군교육지원청에 설치돼 있는 학교지원센터를 6개 권역의 ‘학교 통합 지원센터’로 재구조화해 학교폭력 예방 등의 업무를 맡길 예정이다. 또 기존의 ‘교권보호 신속지원팀’의 지원 역량을 강화하고 ‘교권보호 7대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박 교육감은 “(경남도 등과) 협치를 통해 수업료, 급식, 교복, 체육복, 수학여행 등에 두루 무상교육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 지난 1년의 가장 큰 보람이었다. 앞으로는 경남도와 별도 상설기구를 만들어 공동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사업으로는 공동 도서관과 평생교육, 환경교육, 유치원·초등 돌봄사업 등을 생각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출신인 박 교육감은 마산중고교와 경남대를 졸업했다. 창원문성고 교사, 경남도교육위원, 경남교육포럼 상임대표 등을 거쳤다. 2014년부터 경남도교육감으로 일하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박종훈#경남도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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