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59% “日규제 6개월 이상 못버텨”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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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우려 업종 269곳 설문 결과… 기업 절반은 “대응책 못 세웠다”

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6곳(59%)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되면 6개월 이상 버티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9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통신장비와 부품 소재 등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의 중소기업 269곳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지속될 경우 버틸 수 있는 최대 기간’을 묻는 질문에 중소기업의 30.1%는 ‘3개월 이상 6개월 이내’라고 답했다.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이라는 답변은 23%, 앞으로 1개월도 버티기 어렵다는 기업도 5.9%나 됐다. 나머지 41%는 ‘6개월 이상’이라고 답했다.

중소기업의 46.8%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아무런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었다. 연 매출액 10억 원 미만인 기업 가운데 ‘대응책이 없다’고 답한 비율이 53.8%나 됐다. 나머지 기업들은 △대체재 개발(21.6%) △거래처 변경(18.2%) △재고분 확보(12.3%) 등을 대응책으로 꼽았다.

이런 대응책을 마련하기까지도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의 42%는 일본에 의존하는 소재 거래처를 다른 국가로 변경하려면 ‘1년 이상 소요된다’고 답했다. ‘6개월 이상 1년 미만’이라고 답한 기업은 34.9%, ‘6개월 안에 가능하다’는 기업은 23.1%에 그쳤다.

일본에서 산업용 기계를 수입해 국내 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 A사 대표는 “이달 초 일본 거래처로부터 수출 규제 품목이 확대될 수 있으니 급한 주문은 미리 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기계 한 대당 가격이 수억 원이나 해 미리 재고를 쌓아둘 수도 없고 하루빨리 사태가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 일본 의존도가 비교적 낮은 부품 소재 기업들이 상당수 포함됐다”며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위기감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중소기업#일본 수출 규제#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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