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日 정치권 겨냥 “기업이 약속지키게 해달라”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9일 22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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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 빅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 News1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 빅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 News1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9일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기업들이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발 조치로 발생한 것으로 보고, 한일 양국 정부와 정치권을 겨냥해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작심 발언을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외교적 갈등이 ‘신용’을 목숨처럼 여기는 기업들간 신뢰마저도 무너뜨리고 있다고 보고 양국 정부의 각성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박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상의회관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내방한 자리에서 “경제교류는 단순 교류가 아니라 약속이며 거래”라면서 “정치가 기업으로 하여금 약속을 어기게 하는 것이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못내릴 것 같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일본과 관련한 상황을 보면서 우리 기업들이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며 입을 뗐다. 그는 “지난 한세기 동안 우리 기업들은 역사의 굴곡에서 생존했다”며 “내 나라 말을 못 쓰던 시절에도 내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을 못 부르던 시절에도, 심지어 전쟁 포화 속에서도 우리는 기업을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회장은 “드디어 세계시장에 우리 기업 이름으로 제품을 내놓은 이후 이웃 기업과 협력하고 동반자의 길을 걸어오게 된 것”이라면서 한국 경제에 기여한 기업들의 발자취를 함축적으로 언급했다.

이는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한국 기업과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터져나오는 상황에서 역사적으로 주목받은 우리 기업들의 ‘위기 극복 DNA’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대표 경제단체인 대한상의 수장이자 재계 ‘큰어른’으로서 박 회장이 우리 기업과 경제계에 던지는 메시지인 셈이다.

그러면서도 박 회장은 “정치가 기업으로 하여금 약속을 어기게 하는 것은 누구에게 도움이 되겠느냐를 묻는다면 답을 못 내릴 것”이라고도 했다. 한일 양국간 ‘경제 갈등’의 원인이 경제가 아닌 ‘정치’에 있다는 박 회장의 진심이 담긴 얘기다.

앞서 지난 3일에도 박 회장은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와 관련해 “이제 제발 정치가 경제를 놓아주어야 할 때”라고 정부와 정치권에 쓴소리를 했다.

박 회장은 지난 3일만 하더라도 “여야정 모두 경제위기라는 말을 입에 담지 말아달라”며 한국 정부와 정치권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했다면, 이날은 일본 당국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일본 기업들은 약속을 소중히 여기는 곳”이라며 현재 아베 정부가 일본 기업들로 하여금 신뢰를 어기게 하고 있다고 일갈한 셈이다.

끝으로 박 회장은 “기업의 국적이 어디든간에 약속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이라면서 “이같은 약속과 거래를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상호간에 지킬 수 있게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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