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장보고기지 옆에 ‘제2의 펭귄마을’ 생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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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남극특별보호구역 지정 제안… 우리나라 주도로 中-伊 공동 관리


남극에 대한민국이 주도해 추진하고 관리하는 ‘제2의 펭귄마을’이 생긴다.

환경부와 해양수산부, 극지연구소는 11일까지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제42차 남극조약 협의당사국회의(남극회의)에서 한국 중국 이탈리아가 공동으로 남극특별보호구역을 새로 지정하도록 공식 제안했다고 8일 밝혔다. 남극회의는 남극의 평화적 이용을 목적으로 하는 남극조약에 가입한 54개국이 참석하는 연례회의다.

한국 등이 제안한 남극특별보호구역은 장보고기지 인근의 인익스프레시블 섬 주변 약 3.3km²다. 인익스프레시블 섬은 남극회의에서 해양환경변화 관찰 지표종(指標種)으로 지정한 아델리펭귄(사진)이 7000년 넘게 살고 있는 지역으로 생태학적 가치가 뛰어나다. 빙하로 둘러싸인 얼지 않는 해수인 폴리니아가 형성되는 특이지형이라 해양동물이 먹이를 찾기에도 유리하다. 그러나 최근 관광과 연구 목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아 보호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번 남극특별보호구역이 남극회의 승인을 받아 지정된다면 한국 주도로 추진해 생기는 두 번째 남극특별보호구역이 된다. 앞서 2009년 미국 볼티모어 제32차 남극회의는 세종기지에서 약 2km 떨어진 나레브스키 포인트(일명 펭귄마을)의 남극특별보호구역 지정을 승인했다.

남극특별보호구역은 남극의 환경적, 과학적, 미학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구역으로 현재 16개국에서 72곳을 지정했다. 남극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제안 국가의 관리계획서에 따라 남극조약 당사국은 자국민의 구역 출입을 심사한다. 모니터링과 폐기물 관리를 비롯한 적절한 관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남극특별보호구역은 남극조약 협의당사국 전체의 동의를 받으면 지정될 수 있다. 인익스프레시블 섬에 대한 남극특별보호구역 지정 제안은 이미 남극회의 산하 환경보호위원회에서 전체 당사국의 지지를 받았다. 환경부는 내년 5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제43차 남극회의에서 최종 승인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승광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제2의 펭귄마을 지정은 우리나라가 남극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남극활동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남극#펭귄마을#중국#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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