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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북제재 위반국 놔둔채, 위반 없는 한국 문제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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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북제재 위반국 놔둔채, 위반 없는 한국 문제삼나”

도쿄=박형준 특파원 , 문병기 기자 , 세종=주애진 기자 입력 2019-07-08 03:00수정 2019-07-0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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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보복 파문]日, 폴란드 등 위반국 규제 안해
韓과 전선 확대하려 ‘모순된 논리’… 日언론 “韓농산물 수입규제 거론”
한국산 최대 수입국… 큰 타격 우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대한(對韓)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이유로 북한과의 관련성을 시사하면서 한일 관계가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있다. 일본이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한국 정부가 불편해하는 북한 문제를 꺼내면서 전선을 더 확대하는 모습이다. 북한 관련 주장이 갑자기 튀어나온 것에 한국 정부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1일 한국에 대한 수출 관리 운영 개정을 발표하며 그 이유에 대해 ‘한국과의 신뢰관계 저하’와 ‘한국과 관련된 부적절한 수출 관리 발생’ 등 두 가지를 들었다. 당시 기자들이 ‘한국과 관련된 부적절한 수출 관리라는 게 무엇이냐’고 질문했지만 경산성 당국자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부적절한 수출 관리 문제는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간사장 대행이 4일 BS후지TV에 출연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는 “(화학물질의) 행선지를 알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군사 전용이 가능한 물품이 북한으로 흘러갈 우려가 있다”며 ‘북한 관련설(說)’을 흘렸다. 아베 총리도 7일 후지TV에 출연해 하기우다 간사장 대행 발언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설명도 하지 않은 채 북한과의 관련성을 주장했다.


한국 정부는 현 정부 출범 후 유엔 대북제재 위반 사례가 확인된 사례가 없는데도 일본이 대북제재 준수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을 막은 것은 궤변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6개 뉴스통신사와의 연합 인터뷰에서도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모든 남북협력은 단 1건의 위반 사례도 없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하여 추진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에 합의하고도 건설 자재를 반입할 경우 대북제재를 위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미가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남북협력과 관련한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을 수시로 협의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억지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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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모두 56개에 이르는 대북제재 위반 국가들을 적시했지만 한국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오히려 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폴란드는 사업·금융 분야에서 대북제재 위반으로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일본은 폴란드를 여전히 수출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대상국으로 유지하고 있다. 유엔이 위반했다고 한 나라는 그대로 두면서, 제재를 지키는 한국을 제외시키는 것부터가 모순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마이니치신문은 6일 “일본 정부는 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뿐 아니라 위안부 문제도 악화되면서 한국과의 대립 장기화는 피할 수 없다고 각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다음 조치도 당연히 있다’는 외무성 간부의 말을 전하며 “한국산 농산물 수입 규제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참의원 선거 중이기도 해 일본이 약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일본 정부 내부의 목소리도 전했다.

일본은 한국의 농산물 수출 대상국 1위 국가다. 한국은 지난해 농식품 13억2000만 달러(약 1조5500억 원)어치를 일본으로 수출했다. 주요 수출 품목은 파프리카(9200만 달러), 김치(5600만 달러), 인삼(3300만 달러), 토마토(1300만 달러) 등이다. 이 중 파프리카는 국내 수출량의 99% 이상이 일본으로 가기 때문에 규제가 현실화하면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일본은 5월 말 여름철 식품 위생을 명분으로 한국산 5개 수산물의 검역을 이전보다 2배로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농산물 수입 규제도 검역 강화 형태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문병기 / 세종=주애진 기자

#아베 신조#수출 규제#대북제재#강제징용 피해자#위안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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