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제 도입 1년, 직장인 ‘웃고’ 인사팀 ‘울고’

  • 동아경제
  • 입력 2019년 7월 5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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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로제가 도입 1년을 맞았다. 직장인 10명 중 8명은 근로시간 단축 이후 삶의 질이 향상됐다고 느꼈지만 직군과 업종별로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된 후 달라진 점과 애로사항에 대해 직장인과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각각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직장인 62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출퇴근 시간 등 업무시간이 조정됐는지 묻는 질문에 28%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 중에서 대기업 재직자는 60%였고 중견과 중소기업 재직자가 각 37%, 18%였다. 대기업의 60% 이상은 근로시간이 달라졌고, 일부 중견 중소기업들도 미리 근로시간을 조정한 것.

달라진 근로시간은 삶의 질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을까? 응답 결과‘조금 좋아진 편이다’(66%)와 ‘매우 좋아진 편이다’(18%)가 도합 84%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단축 이전이 좋았다’는 14%, ‘단축 이전보다 급격히 안 좋아졌다’는 2%로 나타났다.

직장인 10명 중 8명 이상이 근로시간 단축 이후 삶의 질에 대해 만족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직군 및 업종별로 차이를 보였다. 사무직의 만족도가 89%로 가장 높았고 이어 ‘전문직’(84%), ‘관리직’(82%), ‘서비스직’(76%) 순이었다. 가장 만족도가 낮은 직군은 ‘제조직’(67%) 이었다.

업종별로는 ‘고객상담ㆍ리서치’가 “좋아진 편이다”를 무려 100% 선택해 가장 높은 만족도를 표했다. 이어 ‘유통ㆍ판매’(94%), ‘교육ㆍ강사’(93%) 순이었다. 반면 “단축 이후 삶의 질이 좋아지지 않았다”라고 선택한 비율은 ‘생산ㆍ건설ㆍ운송’(22%), ‘문화ㆍ여가ㆍ생활’(25%), 그리고 ‘외식ㆍ부식ㆍ음료’(43%) 순으로 집계됐다.

즉 사무직 및 대표적인 사무ㆍ서비스직인 고객상담ㆍ리서치 업종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지만 제조직과 외식ㆍ부식ㆍ음료로 대변되는 현장ㆍ서비스직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이 곧 삶의 질 향상으로 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기업에 주 52시간제 도입이 순탄하지 만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근로시간 단축제 도입으로 어려운 점은 없으셨습니까?”라고 질문하자, 93% 이상이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목소리를 낸 것. 구체적으로 어려운 부분 1,2위에는 각각 ‘업무량 조절’(33%)과 ‘유연근무제도 도입 및 근태관리’(32%)가 꼽혔다.

당장 줄어든 근로시간에 따라 업무량을 조절해야 하는 부분 그리고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도입한 유연근무제의 안착과 이에 따른 근태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볼 수 있다. 이어 ‘변경된 급여내역 처리’(20%)와 ‘직원들의 비협조’(7%)가 있었다.

신효정 동아닷컴 기자 hj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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