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익 뚝…日보복에 하반기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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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5일 1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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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으로 국내 기업 총수들과의 만찬 회동을 위해 함께 도착하고 있다. 2019.7.4/뉴스1 © News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으로 국내 기업 총수들과의 만찬 회동을 위해 함께 도착하고 있다. 2019.7.4/뉴스1 © News1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에 글로벌 D램 가격 하락과 메모리 시장 불황, 화웨이 사태 등으로 인해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2018년 상반기 영업이익이 30조원을 넘어섰는데 올해 상반기엔 13조원에도 못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강타했던 메모리 가격 하락세는 2분기에 ‘바닥’을 다지고 3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의 봉합으로 화웨이 사태도 일단락되며 삼성전자의 상반기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는 듯 보였으나, 2019년 하반기가 시작되자마자 일본에서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가 덮쳐 삼성전자를 둘러싼 업계 전반의 우려가 여전히 상존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으로 2019년 2분기 영업이익 잠정치가 6조5000억원이라고 5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56.29% 감소했으나 직전 분기보다는 4.3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1.6%로 직전 분기(11.9%)보다는 0.3%포인트 낮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6조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24%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지만 2019년 1분기(52조3900억원)보다는 6.89% 늘었다.

이는 당초 삼성전자의 실적을 두고 주요 증권업체들이 내놨던 컨센서스(영업이익 잠정치)와 부합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6조787억원이다.

2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보다 상승하며 하락세가 멈추긴 했으나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지난해에 비해 ‘어닝쇼크’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2조7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조5100억원과 비교해 58.28% 감소했다. 반토막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2018년 3분기(17조5700억원)에 기록한 한분기 영업이익보다 올해 상반기 수치가 적은 규모다. 사업 부문별 상세 실적은 오는 31일 ‘확정 실적’ 발표때 공개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2분기에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의 실적을 거둔 것을 보며 메모리 가격 하락이 바닥을 찍고 3분기부터 본격 반등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6월 낸드플래시 범용 제품(128Gb 16Gx8 MLC) 고정거래가격은 3.93달러로 지난달과 동일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이어진 6개월간 하락세가 멈춘 것이다. 다만 D램 가격은 전월 대비 11% 이상 떨어졌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양국 정상간 합의로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화웨이 사태’가 마무리된 점도 삼성전자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웨이가 삼성전자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많이 협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미중 무역분쟁 리스크가 일부 해소된 것은 호재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2분기 실적에 디스플레이 부문의 일회성 수익이 포함돼 있어서 지나친 낙관론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삼성전자 측은 수익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증권업계에선 5000억원 이상에서 1조원대 미만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메모리 ‘반등’ 기미와 화웨이 논란 해소 등에 힘입어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는듯 싶었으나 하반기에 예상치 못한 일본발 ‘수출규제’ 리스크가 터지고 말았다. 일본 정부가 “한국과 신뢰 관계가 깨졌다”는 이유로 삼성전자 사업 핵심인 반도체와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 제조에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폴리이미드 등의 수출 규제를 도입한 것이다.

수출 자체를 막겠다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한국에 이 제품을 수출할 때 개별 기업이 일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인데, 이를 두고 일정 지연이나 수출량 감소 등으로 삼성전자가 최대 피해를 볼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제조사이자 스마트폰용 올레드 디스플레이 생산업체인 삼성의 공장이 가동을 멈출 경우 글로벌 IT업계 전반으로 공급 부족 리스크가 확산돼 시장의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서버 D램 고객사를 비롯해 퀄컴, IBM, AMD 등 팹리스 고객사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파운드리사업부 마케팅팀 명의로 “제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해 고객사들의 우려를 덜고 안심시키기에 나섰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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