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 유력후보 누구?…유럽 정치경제 거물 총출동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5일 1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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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총재 유럽, 세계은행 총재 미국' 불문율
이번에도 주요 후보 대다수는 유럽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로 내정되면서 IMF 차기 총재에 국제금융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차기 총재로 거론되는 인물들의 면면을 소개하며 정치경제 거물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레턴우즈 체제 이후 수십 년간 이어져 온 ‘IMF 총재는 유럽,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 불문율이 깨질지가 최대 관심사인 가운데 주요 후보 대다수는 역시 유럽인이다.

IMF에서 일했던 마크 소벨 전 미국 재무부 부차관보는 “(미국인인) 데이비드 맬패스가 너무 쉽게 세계은행 총재가 됐다는 건 미국과 유럽의 독점이 여전하다는 걸 보여준다. 유럽이 총재를 원하면 얻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유럽이라고 다 같은 유럽이 아니다. 유럽 안에서도 각국의 ‘몫’이 고려될 것으로 전망된다.

후보군 중 프랑스인인 브누아 쾨레 ECB 이사,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의 경우 전임자 2명이 프랑스인이었던 탓에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프랑스는 IMF 총재 5명을 배출했다.
불가리아 출신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 최고경영자(CEO)는 동유럽이 그간 유럽연합(EU)의 고위 직책에서 배제됐기 때문에 IMF 총재 유력 후보로 점쳐진다. 게오르기에바는 앞서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으로도 거론됐지만 예상과 달리 지명받지 못했다.

캐나다 출신으로 영국과 아일랜드 시민권 보유자인 마크 카니 영국은행 총재 역시 믿을만한 후보로 언급된다. 프랑스의 한 고위 관료는 “그가 유럽인들의 지지를 받는다면 어떤 것도 그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럽 후보는 현 ECB총재인 마리오 드라기다. 하지만 71세로 총재 취임 연령 제한(65세 미만)에 걸리는 데다가, 그의 지인들은 그가 IMF 총재 자리에 관심이 있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IMF가 나이 규정을 고치지 않는다면 클라우스 레글링 유럽안정화기구(ESM) 대표와 에르키 리카넨 전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도 나이 제한에 걸린다.

대조적으로 총재 출마를 고려 중이라고 보도된 조지 오즈번 전 영국 재무장관은 총재직에 큰 열의를 갖고 있다고 알려졌다.

FT는 알렉산데르 스투브 전 핀란드 총리와 프랑수아 빌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도 후보로 꼽았다.

2011년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총재가 성폭력 혐의로 물러났을 때 총재직에 도전했던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이 다시 도전할 가능성도 있다. 당시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신흥국의 지지를 얻지 못해 라가르드 총재에 밀렸다.

IMF는 ECB가 라가르드를 총재로 임명한 뒤 각국에 IMF 총재 후보를 지명해달라고 요청할 전망이다. 드라기 현 ECB 총재의 임기는 오는 10월31일 끝난다. 이후 IMF 이사회는 최종 선택 전 3명의 후보를 압축해 면접을 진행한다.

IMF는 국제 경제를 안정시키고 유동성 위기에 빠진 국가에 돈을 빌려주는 기구로, 총재는 세계경제 대통령으로 불린다. IMF 총재는 국제 금융의 난해한 부분을 이해할 기술적 능력과 세계 경제 강국 사이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외교력을 갖춰야 한다고 FT는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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