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황영철 경선 포기로 예결위원장에 ‘친박’ 김재원 추인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5일 1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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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철 의원 경선 거부로 사실상 추대 형식
黃, 탈당 부인 "합리적 보수 위해 당내에서 싸울 것"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선출을 위한 자유한국당 의원총회 도중 황영철 의원이 경선 출마를 포기하면서, 한국당은 김재원 의원을 예결위원장 후보로 추인했다.

김재원 의원은 5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러가지로 마음이 무겁다”며 “우리 당이 정기국회에서 여당과 정부가 싸울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해 끝까지 경선을 주장했다”라고 예결위원장 후보자 당선소감을 밝혔다.

김 의원은 “통상 여당의원들은 예산 편성과정에 정부안이나 여당의원 지역 예산, 당정책에 부합하는 예산 등을 편성해 제출하는 경우가 많다”며 “야당은 그런 통로가 없어 당 정책을 반영할 기회가 없는 경우가 많다. 위원장으로서 정부 담당자에 당의 정책과 의원들의 의정활동 예산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20대 국회 후반기 예결위원장은 안상수 의원과 임기를 나눠 교대로 하기로 한 합의에 따라 3선 중진 황영철 의원이 맡고 있었지만, 김재원 의원이 당내 경선을 요구하면서 투표로 선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황 의원이 이날 의총에서 경선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중도 퇴장함으로써 경선에 나선 김재원 의원이 자연스레 차기 예결위원장으로 선출됐다.

황 의원은 원내 지도부의 경선 방침에 강력 반발하며 탈당도 시사했으나 이날 기자들과 만나 탈당할 계획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황 의원은 의총 도중 나와 만난 기자들에게 “경선 시작 전에 경선을 수용할 수 없다는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나왔다”며 “출마를 포기해서 예결위원장을 내려놓게 된다”라고 말했다.

황 의원은 떨리는 목소리로 “1년 전 원 구성 당시 조율과 논의를 통해 의총에서 추인받았던 사안인데, 그럼에도 지금 나경원 원내대표는 예결위원장에 측근을 맡기기 위해 당이 지금까지 지켜온 원칙과 민주적 가치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례는 향후 한국당이 원내 경선을 통해 상임위원회의 여러 합의를 조율할 때 신뢰성을 훼손시키는 대단히 잘못된 선례가 될 것이다”며 “이 선례를 만드는 당사자가 될 생각이 없어서 경선 거부 의사를 밝히고 나왔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어 의원직을 상실할 것이란 말로, 형 선고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고 어떻게 결정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동료 의원을 밀어내기 위해 왜곡시켜 출마와 지지 동기를 밝혔다”며 “이것은 같은 당 동료에게 할 수 없는 매우 저질스럽고 추악한 행위다”라며 분노했다.

향후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저는 저를 밀어낸 현 원내 지도부를 생각하면 더 이상 이 사람들과 같이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저희 당에서 저를 밀어내려는 사람 뿐 아니라 가슴 아프게 공감해 준 의원들도 있다. 그런 의원들과 떨어질 수 없다”며 탈당설엔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나경원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전 원내지도부의 합의가 아닌 경선을 선택했다는 점에서다.

나 원내대표가 경선을 결정한 배경을 어떻게 추정하는지 묻자 그는 “올바른 리더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며 “나 원내대표가 우리 당의 원칙과 어려운 동료를 지켜내고 이번에 제대로 했다면 이런 잡음 없이 계파 갈등이 불거지지 않고 원내 구성이 조율될 수 있었다. 그런 것을 하지 못한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어 “계파 본색이 온전히 드러나는 상황을 목도해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유승민 원내대표를 내쫓을 때와 같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전조를 보여주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 그것을 막아내기 위해 많이 싸워야 할 것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의총이 끝난 뒤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황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일축했다. 나 원내대표가 예결위원장에 측근을 맡기기 위해 원칙을 훼손하고 경선을 결정했다는 황 의원의 주장에 “우리당은 공당이다. 원칙에 따라 했다”라고 부인했다.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 비판에는 “원칙이 있는 공당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라며 “작은 잡음은 있지만 큰 원칙이 있다. 공당으로서 국민들에게 당당한 모습을 갖춰가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불만이 생긴 의원들에 대해서는 “많이 소통하겠다”라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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