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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北, 美와 비핵화 협상 ‘직거래’… 한국 예상못한 방향으로 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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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北, 美와 비핵화 협상 ‘직거래’… 한국 예상못한 방향으로 갈수도

한기재 기자 입력 2019-07-05 03:00수정 2019-07-0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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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에 일대일 담판 요구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열린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회담이 열린 자유의 집 앞에서 만나 함께 서 있다. 판문점=AP 뉴시스
북한이 향후 이어질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서 “한국이 논의에서 빠지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3차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시 돌아갈 비핵화 실무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우선 이번 결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거치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충분한 정치적 스킨십을 쌓은 만큼 북한이 한국이라는 ‘중재자’를 거치지 않고도 미국과 본격적인 핵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동시에 북핵의 핵심 당사자인 한국은 당분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한편으로 물러날 수도 있는 만큼 북한이 특유의 ‘통미봉남’을 구사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만약 협상이 핵동결로 흘러갈 경우 우리는 당장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김정은, 이제부턴 트럼프와 직거래하겠다고 마음 굳힌 듯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선 지난해부터 올해 2월 하노이 회담까지 한국은 북-미 간 접촉 채널 중 하나였다. 1차 북-미 정상회담은 지난해 3월 우리 측 특사단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대화 의지를 전달하면서 성사됐고, 같은 해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이 사상 최초로 만나게 된 것도 4·27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진 후였다. 북한은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 9·19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영변 핵시설 폐기’를 골자로 하는 협상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올 2월 ‘하노이 결렬’에 이르기까지 북-미 대화가 이뤄질 때마다 한국이 활용되는 국면이 이어졌고, 정부도 ‘중재자’ ‘촉진자’ 등의 표현을 써가며 북-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때마다 이를 타개하는 역할을 자임해 왔다.

하지만 북-미 정상이 하노이 회담에서 서로의 협상 카드를 대부분 들여다봤고 판문점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진행한 만큼 이젠 북-미 간 본격적인 직거래 협상으로 속도를 내겠다고 김 위원장이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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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북한은 한국은 협상 진전에 따라 대북제재 완화 및 해제를 논의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제재 완화 이슈가 비핵화 이슈 이상으로 국제사회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만큼 다시 한번 중재자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다.


○ 北 ‘영변부터’ 논의 가능성 시사

이와 함께 북한은 “제재 완화 논의 과정에서 중국, 러시아를 너무 의식하거나 고려하지 말라”고 비건 대표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의 종속변수로서 북-미 회담에 임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평가를 반박하며 미중 무역전쟁과 미-러 갈등 등 국제 정세의 변동과 관계없이 미국과 협상에 나서고 싶다는 의중을 피력했다는 설명이다.

북한은 또 협상에서 ‘영변 핵시설만’ 논의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영변 핵시설부터’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기류를 비건 대표에 내비친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비건 대표는 여권 관계자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영변만’ 담긴 북한의 협상안을 거부하자 북한이 변화를 시사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 결렬’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다소 간의 노선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간 이견이 쉽사리 좁혀지기는 여전히 어렵다는 관측이 아직은 더 많다. 미국이 여전히 북한의 모든 핵시설 및 탄두는 물론이고 전체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까지도 북한 비핵화의 ‘최종 단계(end state)’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영변부터’를 외친다고 해도 그 간극이 여전히 너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비핵화#3차 북미 정상회담#대북제재#영변 핵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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