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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노조와 ‘노동법원 설치 협력’ 약속한 대법원의 상식 밖 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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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노조와 ‘노동법원 설치 협력’ 약속한 대법원의 상식 밖 처신

동아일보입력 2019-07-05 00:00수정 2019-07-05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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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법원노조)와 올 3월 맺은 단체협약에서 ‘노동사건을 전담하는 노동법원 설치를 위해 공동 노력한다’고 약속한 사실이 공개됐다. 법원행정처가 판사가 아닌 법원 공무원들과 향후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을 협의하고 약속까지 한 것은 상식 밖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에서 논의됐던 노동법원 신설은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는 사안이다. 찬성하는 측은 노사분쟁을 신속하게 해결하려면 노동위원회와 법원의 2단계로 나눠진 현행 노동사건 처리 절차를 전문성을 갖춘 법원으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노동사건 재판에 노사 양측의 의견을 직접 반영하는 참심제 요소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있다.

반면 노동위와 법원을 거치는 현행 이원 체제가 장점이 더 많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매년 노동위에 접수되는 1만3000건가량의 부당해고 사건 중 노동위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하는 비율은 5% 정도에 불과하다. 경제계는 노동법원이 도입되면 노동위의 권리구제 절차에 비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재판에서 노사갈등이 증폭될 수 있고, 노동자도 변호사 선임 비용 등 더 큰 경제적 부담을 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노동법원 도입은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직결된 사안이다. 국회 입법 과정에서 대법원이 숙의를 거쳐 공식 의견을 내는 일은 필요하지만, 그 논의 대상은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들이어야 한다. 재판을 지원하는 법원 일반직 노조와 법원행정처가 이런 합의를 하니까 노동법원을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한 자리 늘리기 수단으로 여긴다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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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공무원의 근로조건과 무관한 노동법원 도입을 단체협약에 명기한 점도 문제다. 노동법원 도입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운 공약이다. 법원행정처의 처신은 여권이 노동법원 도입을 추진하면 사법부가 찬성할 뜻임을 편법적으로 밝힌 것이라는 오해도 받을 수 있어 여러모로 부적절하다.
#노동법원 설치 협력#노동위#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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